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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순한맛 오가는 한동훈, 양문석·조국 난타…“잘못 다 고치겠다” 읍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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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4. 03. 30. 20:34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인 30일 서울-경기 12곳 순회유세
한동훈 위원장, 인천 계양 지원 유세<YONHAP NO-2804>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인천 계양구에서 원희룡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인 30일 서울·경기·인천을 돌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의 여러 의혹을 난타했다. 동시에 유세 현장에 모여든 지지자들에겐 "정부·여당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 다 말해달라. 바로바로 고치고 여러분에게 반응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읍소했다. 하루 11~12번 연설에서 '매운맛'과 '순한맛'을 오가는 파상공세로 공식선거운동 초반 이슈를 주도한 셈이다. 사실상 '한동훈 vs 조국·이재명'의 구도도 다시 완성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매운맛 한동훈에 조국·양문석·이재명·김준혁 등 난타
한 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 경기 부천을 시작으로 인천, 서울 강서와 신도림까지 12개 지역구를 돌며 집중 유세에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한 위원장이 찾은 수도권 선거구는 34곳에 이른다.

한 위원장은 서울 강서구 발산역 유세에서 조국혁신당을 겨냥해 "다단계 사기 피해자를 구제하고 피해자들의 피해회복과 신속한 수사, 엄정한 처벌을 규정하는 다단계 사기에 대한 특별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박은정 후보의 배우자 이종근 변호사가 수천억원대 피해를 낳은 다단계 사기 업체를 수임료 22억원을 받고 변호한 일이 논란을 빚자 당 차원의 발의를 준비한 것이다.

부천 상동 유세에서는 "평생 검사로 살아본 저도 그런 숫자로 변호사비를 땡긴다는 건 듣도 보도 못했다. 그리고 그 돈은 다단계 피해자들의 피같은 돈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예전부터 한 명한테 100억원을 뜯어내는 것보다 100명, 1000명, 만명에게 100만원씩 뜯어내는 게 훨씬 더 나쁜 범죄라고 봤다"며 "그건 서민을 무너뜨리고 사회를 망가뜨리는 일이다. 다단계 사기는 살인과 같다.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느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가 대학생 딸을 사업자로 등록해 11억원을 사업자금 명목으로 새마을금고로부터 대출받아 강남에 30억원대 집을 산 일도 재차 비판했다.

양 후보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편법은 인정하나 우리 가족의 행동으로 누가 피해를 봤다고 사기 대출이라고 하느냐"고 했기 때문이다. 양 후보는 전날 안산역 인근 유세에서 "국회로 가서 언론을 개혁하겠다"며 자신의 의혹을 취재한 언론에 화살을 돌린 인물이다.

한 위원장은 김포 구래역 유세에서 "사업은 안하면서 대학생 딸에게 사업대출 명목으로 11억원의 대출을 받게 한 것을 인정하는데도, 그걸 캐낸 언론이 문제고 언론에 복수하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자기 가족들의 그런 행동으로 누가 피해봤냐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그 돈은 진짜 사업하는 소상공인들이 써야하는 돈 아닌가? 그런데 피해가 없느냐?"고 일갈했다.

한동훈 위원장, 인천 지원 유세<YONHAP NO-2809>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인천 계양구에서 원희룡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후보의 '명룡대전'이 펼쳐지고 있는 인천 계산역 유세에서는 "계양에서의 승부가 대한민국에서의 승부"라면서 "그런데 범죄자를 정치에서 치워버리겠다는 사람과, 자기가 감옥 안 가기 위해서 당선되겠다는 사람, 이게 승부가 되는 건가"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과거 유튜브 채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위안부·초등학생 섹스'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민주당 경기 화성정 김준혁 후보에 대해선 "이런 쓰레기 같은 말을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이 분을 정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왜 그런지 아는냐. 본인이 더 하니깐"이라고 덧붙였다.

◇순한맛 한동훈 "정부나 여당에 불편한 점 제게 다 말하시라, 뜻대로 고치겠다" 읍소
한 위원장이 유세 현장에서 야권을 향한 날선 공격만 쏟아내는 건 아니다. 유세를 바라보는 시민들, 당원과 지지자에게 정부·여당의 잘못을 인정하고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호소했다. 용산발 악재로 촉발된 정권 심판론을 의식한 듯 자세를 낮추고 '할 말은 하는 여당'의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인천 부평구 문화의 거리 유세에서 "저는 정치 시작한 지 90일 정도밖에 안 됐지만, 국민의힘에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시는 거 잘 알고있고 저도 공감한다"며 "제가 이끈 90일간 이 당이 변화한 걸 봐달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불편하시다고 생각하신 점, 마음에 안 든다고 하신 점 어떻게든 반영해서 변화하려고 발버둥쳤다. 그래서 대부분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다.

실제로 한 위원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출국해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대사 귀국과 자진사퇴, 회칼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 사퇴 등을 대통령실에 직접 요구한 바 있다. 5·18 관련 폄훼 발언을 했던 당 소속 인사에 대해선 징계를 했고, 도태우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취소했다. 10여년 전 SNS에 남긴 부적절한 글이 논란이 된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공천도 거둬들였다.

한 위원장은 "우리는 과거와 다르다. 여러분의 눈치를 보고 여러분의 말에 반응하고 반성하는 정당이 되어가고 있다"며 "아프고 상처 입었지만 여러분이 문제있다고 지적하시면 과감하게 정리했다. 저는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의 부족한 점이 있고 비판하실 지점이 있다면 제게 말해달라. 제가 책임지고 바꾸겠다"고 몸을 낮췄다.

한동훈 위원장, 인천 지원 유세<YONHAP NO-2826>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인천 서구에서 박상수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수 후보, 한 위원장, 이행숙, 박종진 후보. /연합뉴스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유세에서는 "개인적으로 이번 총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없다"고 운을 뗐다.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 뱃지를 달 수도 없다"며 "뭔가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 상처만 받을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만 원한다. 나라가 잘 됐으면 좋겠다. 그 마음으로 여러분, 주권자만 보고 계속 일 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제가 월급 없는 거 아시는가. 하지만 당비는 제일 많이 낸다"고 언급한 후 눈가를 만지자 주변 시민들이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이에 한 위원장이 "아이고, 바람이 불어서 그렇다"며 웃는 장면도 포착됐다.

주말새 국민의힘 수도권 유세 현장엔 많게는 500여명 이상, 적게는 200명가량 인파가 몰렸다. 지역에 따라 분위기는 달랐지만 당원들이 주를 이루기보단 한 위원장을 보러 온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연설은 짧게는 20분, 길게는 40분씩 이어졌는데 한 위원장이 이재명·조국 대표의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설명할 때 함성이 커졌다. 마지막 일정이었던 신도림 테크노마트 광장에선 핸드폰 플래시 이벤트도 열렸다. 한 위원장은 옷을 달리 입거나 야구점퍼에 '국민만 보고 투표하세요' 명찰을 달고 유세차에 올랐다.

한편 한 위원장은 오는 31일에도 경기 성남, 용인, 안성, 이천, 광주, 하남 등 경기·서울 10개 지역을 돌며 집중 유세에 나선다. 오후 4시에는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열리는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도 드린다. 마지막 일정으로는 서울 강남구 수서역 3번 출구 앞 광장을 찾는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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