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 어르신 찾아 수술 약속도
정은 그린닥터스재단 이사장 "무료 의료봉사 활동 주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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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그린닥터스재단에 따르면 최근 부산 동구와 부산진구가 걸쳐진 안창마을에서 온종합병원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의료 봉사에 팔을 걷어 붙였다.
그린닥터스재단 정 근 이사장을 비롯해 정형외과전문의, 외과, 신경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온종합병원 의료진과 간호사 13명, 물리치료사 3명이 의료봉사에 나섰고, 그린닥터스 회원 6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함께 했다.
의료봉사단은 이날 마을 주민 100여 명을 대상으로 외래진료와 더불어 수액처방과 물리치료 등 200건 넘게 진료를 했다.
신경외과 임시진료실을 찾아온 한 어르신은 "5년 전부터 계속 손 떨림 증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주변에서 다들 파킨슨병일지 모른다는 말에 두려워서 그동안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있다"며 "의사 선생님이 파킨슨은 절대 아니고, 본태성 떨림이라는 말에 안도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척추수술 등으로 거동이 불가능한 어르신들의 집도 방문헸다.
수년째 바깥출입을 하지 못했던 90세 어르신은 병도 병이지만 사람이 그리웠다면 너무 반가워 하셨으며 백내장으로 고생하시던 다른 어르신의 사연을 접한 정근 이사장이 이달 말 정근안과병원에서 무료로 백내장 수술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이번 안창마을 의료봉사에서는 무료진료 외에, 응급상황 시 의료낙후지역에서 주민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심폐소생술과 하임리히법, 야생 멧돼지 대피요령도 가르쳤다.
특히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과 김재운 부산시의원이 심폐소생술과, 음식물 등으로 기도가 막힌 응급환자에게 펼치는 하임리히법 실습에 직접 동참해 주민들의 관심을 높였다.
그린닥터스 최찬일 이사는 "심정지는 분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이므로 이 마을에서 응급의료기관까지 이동이 용이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평소 주민들 스스로 심폐소생술이나 하임리히법 같은 응급처치요령을 익혀두는 게 좋다"며 "특히 요즘 들어 이곳에 야생 멧돼지들의 출몰도 잦으므로, 멧돼지 조우 시 행동요령도 알아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린닥터스재단은 무료진료와 더불어 비빔빕·돈가스와 햄버거 등 주민 식사대접, 생계가 어려운 가정에 라면, 김, 식용유 등 생활필수품과 파스 등 비상약품이 든 응급키트 100개를 전달했다.
정근 이사장은 "그린닥터스는 그동안 지진 등 자연재해 지역과 개발도상국 등 해외 의료봉사 활동에 집중해왔으나 앞으로는 섬이나 산속 오지,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도시 달동네 등 국내 의료 낙후지역을 중심으로 왕진 등 무료 의료봉사 활동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