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효과 예측·AI 모델 개발
LG 미래성장동력 A·B·C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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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잭슨랩'과 AI 공동 연구개발 본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알츠하이머와 암의 발병 원인과 진행 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LG의 자체 생성형 AI '엑사원'에 잭슨랩이 보유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특성과 생애주기별 연구 자료를 학습시켜 질병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 효율성을 높이는 식이다.
잭슨랩은 유전자 변형 마우스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유전체 전문 기관이다. 지난 1929년 설립 이후 인류의 건강 증진을 위해 암·신경·면역·대사 질환을 비롯해 선천성 기형에 이르기까지 원인, 특히 유전체와 관련된 연구를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20명 배출할 만큼 저명한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잭슨랩은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실험용 쥐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와 암 등 질병과 관련된 다양한 유전적 변이와 돌연변이 유전자 등 방대한 양의 연구 자료도 보유하고 있어 LG의 AI 기술과 결합할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 진단과 치료 분야에서 활약할 AI 모델도 공동 개발한다. 비싸고 특수한 검사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병리 이미지만으로 암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여기에 개인별 유전체 정보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 치료 선택지를 의사에게 제안도 한다.
양사의 공동 개발 결과물은 AI가 암 분야에서 신약의 후보 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시험과 임상 시험에 이르기까지 개발 소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모델들이 유전자 변이에 따른 개인별 맞춤 치료가 가능한 정밀 의료 시대를 여는 역할을 할 것으로 LG는 보고 있다.
이번 연구개발은 LG의 3대 미래 먹거리 가운데 바이오와 AI 등 2가지 목표를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LG는 'A·B·C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 AI 시장은 연 평균 37%의 성장률로 커져 오는 2030년 약 1880억 달러(약 246조5244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바이오·AI는 구광모 LG 회장도 직접 발로 뛰며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등을 방문해 바이오·AI 분야 미래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하고 "지금은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바이오 사업의 미래 가능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LG는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등 바이오의 혁신 속도를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 AI연구원은 2022년 환자의 유전 정보와 암 세포의 돌연변이 정보를 이용해 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신항원 예측 AI 모델'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신약·신소재·신물질 개발하는 생성형 AI 플랫폼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대중에게 공개한 바 있다.
이 같은 연구개발 성과는 전 계열사의 상품 상용화와 제조 공정 등에 적용하고 있다. LG는 올 하반기 주요 계열사 공장 생산 라인에 엑사원 기반 '산업용 자율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6월에는 생성형 AI '캡셔닝 AI'를 공개하며 상용화 서비스에도 발을 뻗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LG AI연구원은 AI를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며 "LG의 미래성장동력인 바이오 분야에서도 AI 기술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