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구 50층 미만 준초고층·4지구 77층 초고층 가닥
2지구 총회 열었지만 준고층·초고층 의견 나뉘어 부결
"분양 물량·사업성 잘 따져볼 때"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총 4개 지구로 구성된 성수정비구역 재개발 조합 가운데 최근 아파트 최고 층수 의견을 묻기 위해 소유주 투표를 실시한 1·2·4지구에서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왔다.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3일 총회에서 50층 미만 건립으로 의견을 모았다. 1010명의 조합원이 참여해 과반인 523명(50.97%)이 50층 미만을 택했다. 초고층을 밀어붙일 경우 공사 기간 및 공사비 증가로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70층 이상을 원한 조합원(487명)도 전체의 47.47%로 적지 않았다.
이달 초 전자투표 방식으로 의견을 물은 성수4지구에선 참여 조합원의 79.8%가 초고층 77층 안을 선택했다. 조합 관계자는 "초고층으로 지을 경우 공사비는 증가하겠지만, 그만큼 일반분양 수익과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어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조합원 총회를 연 성수2지구는 과반 득표가 이뤄지지 않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총 771명이 참여한 가운데 준초고층(50층 미만)은 375표, 초고층(50층 이상 70층 이하)은 368표를 획득했다. 조합은 최고 층수 확정을 위한 투표를 향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최고 80층을 추진하고 있는 성수3지구는 오는 5월께 총회를 열어 최고 층수를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높이 제한 폐지로 초고층 건립이 가능해지면서 들떴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상반된 모습이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초고층 랜드마크를 조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난해만 해도 대부분 정비구역이 50층 이상 주거 단지 건립을 선호했다.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두고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조합들의 고민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층수 변경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비례율 등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서다. 실제 성수1지구는 조합원 총회 당시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 최고 층수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4지구도 추가 설문을 거쳐 최고 층수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초고층으로 건설하게 되면 비용은 많이 들지만, 한강변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서 "최고 층수 결정에 앞서 일반분양 물량이 얼마나 나올지, 공사비는 얼마나 책정될지 등 사업성을 철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