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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귤·사과 쇼크…농축수산물 할인에 600억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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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4. 03. 06. 17:37

소비자물가 3%대 재진입
정부, 재정 투입 늘려 총력 대응
오렌지·바나나 직수입 싸게 공급
비상대책반 띄워 매일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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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사과와 귤 등 과일값이 크게 오르며 신선과실 물가가 32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과일·채소 등의 할인지원 예산을 대폭 늘려 국민 체감물가를 낮출 계획이지만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식품 물가는 20.0% 올라 3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이 중 신선과실이 41.2% 급등하며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사과는 1년 전보다 71.0% 급등하며 1월(56.8%)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봄철 저온 피해와 여름철 집중 호우, 수확기 탄저병 발생 등으로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30% 급감한 탓이다. 사과는 검역 문제로 수입도 쉽지 않아 당분간 높은 가격을 유지할 전망이다.

귤은 78.1% 올라 오름 폭이 가장 컸다. 1월(39.8%)에도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뛰었는데 '금값' 사과 탓에 귤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 밖에 복숭아(63.2%), 배(61.1%), 참외(37.4%), 딸기(23.3%) 등 다른 과일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과일, 채소 등 농산물 물가는 전년보다 20.9%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80%포인트 끌어올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1%)에서 농산물 물가를 제외하면 2%대 초반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정부는 과일 등을 중심으로 국민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해 전방위적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사과와 대파 등 13개 품목 납품단가 지원 예산을 15억원에서 204억원으로 대폭 확대해 유통업체의 판매가격 하락을 유도한다. 3~4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600억원을 투입해 사과·배 등 주요 먹거리 체감 가격도 낮춘다. 오렌지, 바나나 등 주요 과일을 직수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시중에 공급하고, 수입 과일 3종(만다린·두리안·파인애플주스)에 대해 추가 관세 인하도 적용한다. 또한 이날부터 비상수급안정대책반을 즉시 가동해 품목별 동향을 일일 모니터링하는 등 가격·수급관리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축산물 물가는 안정적이지만 농산물 물가는 지난해와 올해 초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과일과 시설채소 위주로 높은 상황"이라며 "참외가 본격 출하되는 4월까지 소비자 가격이 높은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전방위적 대책을 추진해 국민 체감물가를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대책이 과일 물가 안정에 효과적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사과 등의 국산 과일은 대체상품이 없다"며 "정부 대책이 수입산 과일 위주다 보니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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