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러 현금 보유액, 우크라전 발발 전보다 13배 넘게 늘었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226010013392

글자크기

닫기

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2. 26. 15:37

인도 우회 석유수출 확대 덕분…역대최고치 320억 달러 수준 근접
러 국경 밖 제조시 원산지 세탁 가능…美 등 허점 알고도 전전긍긍
RUSSIA-OIL/OPEC
러시아 옴스크 시베리아시에 위치한 한 정유공장과 화력발전소 모습. /로이터, 연합
2년 전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이후 미국 등 서방국가들로 강력한 경제제재를 받았던 러시아의 현금 보유액이 오히려 전쟁 발발 이전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민간 싱크탱크 조사 결과가 나왔다.

CNN은 25일(현지시간) 핀란드에 거점을 둔 독립 조사기관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의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의 현재 국고 상황이 3년째를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과 비교해 13배 이상의 현금을 보유한 전례 없는 풍요로움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현금 보유량 급증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2년여 동안 러시아산 원유의 대 인도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게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CREA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대인도 원유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인 370억 달러에 달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심각한 대목은 러시아산 원유의 대인도 수출이 서방의 경제제재 무력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인도로 흘러들어간 러시아산 원유의 일부는 인도 서부지역 정유시설에서 가공된 석유제품 형태로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에게 수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국경 바깥에서 가공된 항공유·디젤유 등 정제 제품의 경우 '원산지 세탁'이 가능한 규정상 허점이 악용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푸틴의 돈줄을 말리기 위해 서방이 금수 조치한 러시아산 원유가 인도에서 가공돼 미국·영국 등으로 우회 수출되는 과정에서 인도산 제품으로 둔갑해 제재 그물을 교묘히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CREA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를 원료로 한 인도의 정제제품 최대 구매자는 지난해 13억 달러 상당의 거래를 한 미국이다. 물론 미국 등도 이 같은 규정상의 허점을 잘 알고 있지만, 인도 우회 석유제품의 거래를 완전 차단할 경우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의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CREA 측은 "인도라는 우회로를 이용해 자국산 원유를 사실상 아무런 제약 없이 수출했던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3200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그 중 3분의 1가량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치르는 데 쓰였다"며 "올해는 그 비율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성식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