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50조 위안 통화 증발에도 상황 여전
디플레이션 4개월 연속에 소비도 부진
이 상태면 1% 전후 성장률에 무역 위축, 위기 현실화
|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경제 당국은 현 자국 경제를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난해 5.2% 성장한 여세를 몰아 올해에도 5% 전후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자신한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고 해도 좋다. 상당히 심각하다고 단언해도 괜찮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 2년 동안 무려 55조 위안(元·1017조원)의 통화가 증발이 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시중에 돈이 도무지 돌지 않고 있다. 그 대신 한때 유행했던 첸황(錢荒), 즉 돈맥경화라는 말이 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실제로도 현재 중국인들의 지갑 상황은 평균적으로 이전보다 나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심지어 시중에는 텅텅 비었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지난달까지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상태가 4개월 연속 이어진 현실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현재 분위기로는 5개월 연속의 기록이 달성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하기야 중국인들의 소울푸드인 돼지고기에 이어 소고기 가격까지 하락하는 현실이라면 진짜 그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수가 도무지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도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는 기업들의 파산 열풍, 임금 체불 현상 등까지 더할 경우 중국 경제가 아직까지 버티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올해 중국 경제가 죽었다 깨어나도 5% 성장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호언장담처럼 전망하는 것은 아무래도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급기야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최근 더욱 가공할 만한 시나리오까지 들고 나와 중국 경제 위기설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내용은 끔찍하다. 현재 상태로 갈 경우 성장률이 매년 1%에 그치면서 결국 2027년 금융위기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기분이 무지하게 나쁜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좋은 약은 입에 쓰다. 고언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흘려듣지 않는다면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경우 대책도 마련할 수 있다. 2027년까지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그럴 필요가 진짜 있지 않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