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경쟁자는 마자오쉬 부부장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낙점한 듯, 빠르면 3월에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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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12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외교부장은 2022년 말까지 10년을 재임한 전임 왕이(王毅·71)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다시 맡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후임이던 친강(秦剛·58) 전 부장이 부패 및 비리 혐의로 낙마한 탓에 어쩔 수 없이 컴백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부장을 맡기에는 너무 거물급에 속한다. 3월 양회에서는 신임 부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유력한 후임자가 거론되기도 했다. 마자오쉬(馬朝旭·61) 외교부 부부장이 바로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류 부장이 지난달 13일의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미국을 방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비롯한 정재계 인사를 두루 만나면서부터 분위기가 묘하게 변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마 부부장이 아닌 그가 사실상 차기 부장으로 낙점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돌았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주한 대사관 참사관 K 모씨가 "당정 최고위층이 류 부장을 낙점했다. 그를 올해 초 미국에 보낸 것도 이 때문이다. 대미 외교 경험을 쌓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그의 외교부장 취임설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이로 보면 크게 이상할 일도 아니다. 그가 지난달 말 왕 위원 겸 외교부장이 주재한 주중 외교 사절 초청 신년 리셉션에도 이례적으로 참석한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외교 사절들과 안면 쌓기용 행보를 했다고 봐도 괜찮을 듯하다.
외교부 출신인 그는 전랑(戰狼·늑대 전사)외교의 수장을 자처했던 강경파 친 전 부장과 비교할 때 성격이 상당히 온화하다고 할 수 있다. 외교부 신문사(홍보국)에서 사장(국장) 겸 대변인을 역임했을 정도로 친화력 역시 뛰어나다. 1986년에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공부한 이력이 말해주듯 영어도 상당히 잘한다. 모든 면에서 미국이 좋아할 만한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를 연초 미국에 보낸 것도 시 주석의 의중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벌써부터 낙점설이 나오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대변인 시절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도 각별하게 지낸 그가 외교부장이 되는 것은 거의 필연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