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황 부진에…기초사업 최소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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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중으로 자회사인 파키스탄 법인 LCPL(LOTTE Chemical Pakisatan Limited)를 비롯한 일부 기초소재 사업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해외 공장을 대대적으로 정리했다. 중국에 위치한 롯데케미칼자싱과 롯데삼강케미칼을 매각했으며, 파키스탄 법인 LCPL의 지분 75.01%에 대한 매각도 추진했다.
다만 LCPL은 현지 정치·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주식 매각 선행 조건이 지연되면서 무산됐다. 현재로선 매각 계약이 해지됐으나, 향후 현지 기업과 재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연이은 매각 작업의 배경에는 좀처럼 석유화학업황 개선이 기대되지 않은 데 있다. 2022년부터 석유화학 주요 제품들의 중국발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까지 적자를 봤다. 3분기에 판매 물량이 소폭 늘면서 6개 분기 만에 흑자를 이뤘으나, 4분기에는 다시 적자를 냈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기존에 남아있던 기초소재 사업을 최소한으로 남겨둔 채 정리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신 회장이 최근 성과를 보지 못하는 사업을 정리하고, 바이오·메타버스·수소에너지·2차전지 등 4대 신성장동력을 키우겠다고 밝히면서 기초소재 사업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신 회장은 "몇 년을 해도 잘되지 않는 사업은 타사에 부탁하는 것이 직원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앞으로도 회사 몇 개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롯데케미칼에서 기초소재를 담당하는 사업장은 말레이시아와 미국 공장을 포함해 국내 여수, 울산 단지 등이 전부다. 지난해부터 석화기업들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가 조성된 여수, 대산 등 공장 일부를 매각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롯데케미칼 역시 국내 공장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대부분 한계 사업을 정리했다"며 "현재로선 2022년 제시한 신사업들을 구체화하는 단계다. 앞으로 이차전지 사업 등에서 조금씩 성과가 보이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