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주 1000만주, 2우선주 50만주 장내 매수 예정
자사주 매입 효과 일시적…결국 펀더멘털이 중요
악재가 겹치자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고, 결국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투자심리 역시 위축됐다.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해 연초 대비 15%가량 급락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이 떠나간 투심을 잡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고, 주가는 회복세로 전환됐다.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가 신년사에서 밝혔던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셈이다. 다만 주가 상승이 지속성을 유지할지는 지켜봐야한다. 자사주 매입에 따른 효과가 일시적인 만큼 결국 회사의 실적 개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실적 발목을 잡았던 부동산 사업 비중을 줄이고 인도 증권사 인수와 탄탄한 고객들을 기반으로 수익 회복에 나섰다는 점에서 작년보단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4분기에 1041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미래에셋증권이 해외투자 비중이 높았던 만큼 지난해 고금리 영향으로 해외 부동산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해외 부동산 손상차손 인식과 태영건설 관련 충당금 발생을 손실의 핵심으로 꼽았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에 대한 미래에셋증권의 익스포저는 1700억원으로 직간접 대출의 비중은 반반이며, 4분기 500억원 수준의 충당금 적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투자부동산 관련 손상차손도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1357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악재들이 투심에도 반영되면서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올해를 시작으로 3주 만에(1월 2일~22일) 15.7% 급락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달 25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보통주 1000만주, 2우선주 50만주를 오는 4월 25일까지 장내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800억원 규모다.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지자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이틀 만에 13% 상승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주와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 카드가 꾸준히 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실적 등 회사의 펀더멘털이 강화돼야 주가 반등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전년 대비 57% 증가한 6510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부를 기존 7개에서 4개로 개편하며 부동산 사업비중을 줄이고, 두터운 고객층을 바탕으로 자산관리(WM)와 세일즈트레이팅(S&T) 부문에서 수익성 회복을 실현해나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수료 기반의 WM·S&T·연금 비즈니스를 보다 강화하고, 투자자산에 대한 익스포저는 적정수준으로 관리해 손익 안정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인도 현지 증권사인 쉐어칸을 인수해 지난 2018년부터 인도 진출을 통해 쌓아온 네트워크와 국내외 고객들을 기반으로 기업금융(IB) 사업과 브로커리지 수익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나아가 주가반등 효과에 영속성을 더하기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에 이어 소각까지 단행할 필요가 있다. 자사주 취득이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긴 하지만 소각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주주환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