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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EU 수장 등장하나…현 상임의장 조기사임에 헝가리 총리 대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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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4. 01. 09. 08:37

차기의장 선출에 27개 회원국 만장일치 필요…난항 예상
공백 시 연말까지 친러 성향 헝가리 총리가 의장직 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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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을 계기로 마련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오르반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AP 연합뉴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6월 유럽의회 선거 출마를 위한 조기 사임이 확정됨에 따라 친러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의장직을 대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리아노보스치지는 미셸 의장이 유럽의회 내 세 번째 규모 정치그룹인 자유당그룹(ALDE)의 일원인 벨기에 개혁운동당(MR) 소속 후보로 출마할 것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미셸 의장이 유럽 의회선거에 당선되면 새 의회가 출범하는 7월 16일 이후 상임의장직에서 물러나며 오는 11월말까지인 임기보다 4개월 가량 앞서 조기 사임하게 되는 셈이다.

이날 미셸 의장은 "EU 지도자로 임기를 시작한지 4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그간 자신이 한일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유럽의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EU 당국은 "미셸 의장의 (유럽의회 의원)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6월 차기 상임의장 선출을 무조건 실시할 계획"이라며 "27개 EU 회원국이 차기 상임의장 선출에 합의하면 후임자는 곧바로 여름부터 (공백없이) 임기를 시작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선출에 실패하면 추후 선출되는 새 상임의장 임기는 12월부터다"라고 밝혔다.
상임의장 선출 절차는 유럽의회 선거와 무관하지만 통상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EU 집행위원장·상임의장, 주요 기관장 등 EU 최고위직 분배를 두고 치열한 협상이 벌어진다. 만약 차기 상임의장 후보 선정을 둘러싸고 27개국 간 조속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일정 부분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U 조약에 따르면 상임의장 공백 시 차기 의장이 선출될 때까지 순환의장국을 맡은 회원국 총리가 그 역할을 대행한다. 문제는 올 하반기 EU 순환의장국이 헝가리라는 점이다. 현재 EU 내부에서는 대표적인 친러시아 인사로 분류되는 오르반 총리가 상임의장 대행을 맡게 돼 EU 정책 조율 과정에서 과도한 권한이 주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단 헝가리 측은 오르반 총리의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대행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베르탈란 하바시 헝가리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유럽 정상회의 상임의장 대행직 수락과 관련한 취재진 질의에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전략적 안정을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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