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빠른 재표결이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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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특검법(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특검법·대장동 590억 클럽 특검법)은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통령실은 법안이 통과된 즉시 거부권 행사 의지를 드러낸 바 있으며 8일 만에 이를 재가한 것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정부로 법안을 이송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을 위한 방탄 국무회의를 전격적으로 실시해 거부권을 의결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대통령이 쌍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시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 최고위원은 "본인이 연루돼 있는 특검을 국무회의에서 거부 의결을 했다.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라며 "대통령은 그것을 거부할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직무수행과 관련한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으로 2022년부터 시행됐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매우 유갑스럽다"며 "이번 사안의 경우 특검과 대통령 가족의 이해충돌 여지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여소야대 국면에서 거부권이 사용되는 일반적 상황과는 성질을 달리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재가를 엄호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치적 의도가 분명하고 위헌적 요소가 많은 악법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민주당이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하려는 것은 재표결을 최대한 미루려는 악의적 꼼수"라고 반박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재의요구권은 국회의 입법권 행사에 문제가 있을 경우 이를 바로잡는 수단으로 대한민국 헌법이 대통령에게 보장한 정당한 권한"이라며 "쌍특검법은 위헌성이 다분하고 야당 편향적인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이를 두고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하려는 것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부정하는 것이고, 따라서 헌법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위한 장치로서 국회 다수당의 입법권 행사에 문제가 있을 경우 행정부가 이를 바로 잡는 유일한 헌법적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2009~2012년 벌어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김 여사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특검에 맡기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를 야당이 지정하는 특검에 맡기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은 '특별검사 추천권'을 대통령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민주당)와 비교섭단체(정의당)에 부여하고, 2주 간의 특검 임명 절차와 20일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70일간 수사가 이어지도록 규정했다. 또, 수사상황을 언론 브리핑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표하는 항목도 포함된다. 사실상 내년 4월10일 총선까지 '김건희 이슈'가 여권에 타격이 가해지도록 설계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