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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대통령에게 거침없는 얘기하려고 한 열흘 전에 제가 좀 여러 사람을 통해서 뵙고 싶다고 그랬다"며 "대통령에 직접으로 연락 온 건 아니고, 돌아서 온 말씀이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 그래서 그냥 지금 하고 있는 거를 소신껏 맡아서 임무를 끝까지, 우리 당과 우리가 필요한 거를 그냥 거침없이 해라' 이런 신호가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혁신위 출범 초반 인 위원장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가까운 사이라는 보도 후 '김 위원장이 인 위원장을 통해 당을 장악하기 위한 기반 작업에 돌입했고, 이는 곧 대통령의 뜻'이라는 오해를 산 만큼 만남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이후 "통합위원회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여러 번 밝히며 오해 불식에 나서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의 '당 지도부·친윤 핵심·중진 의원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고안과 관련해 "조만간 움직임이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며 "이분들은 대한민국 반역자도 아니고 각을 세우는 사람들도 아니고 나라를 사랑한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혁신위원회가 대통령의 국정 초반을 보좌한 측근들의 '희생'을 제안한 데는 이견이 적지만, 그 시기가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를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적어도 예산 정국이 마무리된 12월 중순 이후, 1월 초 본격 공천 시즌에 측근들의 정치적 결단을 이끌어 냈어야 한다는 의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 요즘 언론 보도를 보니 너무 급발진하고 있는 것 같다.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니 잘 보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혁신위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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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날 "혁신위가 당의 체질을 개선하고 당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서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당연히 존중한다"면서도 "총선은 단편 예술작품이 아니라 종합 예술작품이다.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 예술 차원에서 잘 지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총선과 관련해 당에 여러 기구가 있기 때문에, 그 기구에서 혁신위 안건을 잘 녹여내고 그것이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당 지도부를 잘 이끌겠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는 혁신위원들의 개인 의견이 전체의 의견인 양 언론에 비춰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 대표는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또 그것이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혁신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