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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시 찾는 한국…호텔, 숙박 이상의 가치 실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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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3. 09. 06. 08:36

보람박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총지배인
[Strategy Salad]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보람박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총지배인/라이즈 호텔
호텔 경험을 위해 여행을 계획한다는 건 이제 아주 독특한 일만은 아니다. 호텔 산업은 비즈니스와 관광에 따른 숙박 기능을 벗어나 지역의 역사, 예술을 반영하며 지역 가치를 창출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지역 상권 발전의 중심에 있는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관광객들이 다시 들어오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호텔의 역할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2010년부터 호텔업에 뛰어들어 뉴질랜드, 시드니, 방콕, 베트남, 일본 등 다양한 지역의 호텔에서 일을 해오며, 그리고 투숙객으로 호텔을 경험하며 느낀 가장 재밌었던 순간은 내가 머무르고 있는 호텔을 통해 그 지역의 독특한 색깔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을 선보이는 F&B업장, 지역 아티스트와 협업한 호텔 내 아트워크 등을 찾아낼 때면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것 같은 즐거움과 신선한 영감을 받곤 했다.

젊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서울 마포구 홍대의 경우 1993년 홍대 총학생회 주도하에 개최된 거리 미술제를 기점으로 홍대만의 장소성과 특수성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순수예술과 대중문화, 작업 공간 및 유흥 공간이 홍대 인근 지역에 둥지를 틀며 홍대가 젊은이들과 문화 예술의 성지로 자리 잡게 됐다. 이러한 지역의 역사와 특성을 고려해 호텔의 프로그램 구성에 반영할 때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성공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더해 호텔 주변 지역의 로컬 문화와 트렌드를 호텔의 인테리어와 서비스, 고객 경험에 적극 활용한다면 금상첨화겠다.

우리 호텔도 개관 이래 홍대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아티스트와 협업해 객실 리뉴얼, 음악 공연, 패션쇼 등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전개하며 호텔과 지역사회의 조화를 도모하고 있다.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호텔 운영에 있어 지역사회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홍대 지역 상권이 무너졌던 2021년, 여러 상점과 힘을 합쳐 홍대 상권 살리기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바 있다.
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하는 호텔 역시 지역만의 고유한 매력을 바탕으로 가치를 창출한다. 호텔은 지역 전통문화의 요소를 인테리어, 서비스 등에 반영하고 전통 음식이나 공예품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보다 깊이 있는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 즉, 호텔이 지역 문화 및 관광 상품을 홍보하는 랜드마크 기능을 하는 것이다.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와 경주 등에 위치한 호텔들은 지역의 특색을 살린 콘텐츠를 무기로 내세운다. 또한 호텔 내 지역 특산물과 로컬푸드를 판매하는 상점을 운영하며 여행객의 발길을 이끌고 지역 상권을 떠받들고 있다. 지역의 역사를 호텔에 반영하며 고객들에게 더욱 풍부한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지역 사회와 발전에도 기여하는 것이다.

일단 호텔에서 가치를 창출하게 되면 호텔이 여행의 일부가 아닌 목적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여행을 위해 숙박을 예약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이 곧 여행의 목적지가 되며 지역 상권을 살린다. 최근 부산 기장군에 들어선 대형 리조트가 대표적이다. 이 곳을 찾은 방문객들이 호텔 근처의 관광지인 기장시장과 대변항 등을 찾아다니며 지갑을 열며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호텔이 지역 상권의 중추로서 그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역성을 강조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유기적인 연계가 필수적이다. 호텔이 자리 잡은 지역(하드웨어)과 호텔이 속한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 콘텐츠(소프트웨어)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의미다.

지역의 관광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행사, 문화 프로그램, 쇼핑 체험, 전시 등을 개최하며 방문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노력을 통해 관광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시도는 현재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호텔들이 지역 문화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지역 상권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기대해 본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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