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17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대만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후보로는 현 부총통인 라이칭더(賴淸德·64)가 이미 지명된 바 있다. 반면 국민당은 유력 후보들의 이름이 거명되나 아직 오리무중이라고 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통적인 내부 합의에 의한 지명이 아닌 경선으로 본선에 나갈 후보가 뽑힐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후보에게 양보하기에는 경쟁력이 만만치 많은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진짜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우선 허우유이(侯友宜·66) 신베이(新北) 시장을 꼽을 수 있다. 경찰 고위 간부 출신으로 당 내외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린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본인의 의지도 강할 뿐 아니라 높은 지지율 때문에 출마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경선을 치르더라도 후보로 당선될 가능성이 다른 후보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20년 선거 출마를 위해 푸스캉 회장직까지 내버린 궈타이밍 후보 역시 간단치 않다. 비록 허우 시장보다는 지지세가 약하나 막판 뒤집기에 희망을 걸고 출마 강행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선을 치른다면 자신이 이긴다는 큰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의지가 강한 것 외에도 재력이 엄청난 만큼 진짜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낼 저력은 있다고 해야 한다.
2016년 선거에 출마한 경험을 보유한 주리룬(朱立倫·62) 당 주석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비록 출마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치고 있지는 않으나 본선 승리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 설 경우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최근 국민당 계열의 한 싱크탱크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는 "국민당의 총통 후보가 사실상 선정됐다. 여러 환경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시기에 차출 형태의 지명을 선포할 것"이라면서 마치 자신이 지명될 것처럼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등을 보면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의 지지율이 국민당 후보군들보다 높다. 하지만 국민당 후보가 최종 결정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반중을 기치로 내걸었다 중국의 무력 시위를 초래한 민진당에 등을 돌리는 대만인들이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실을 보면 분위기 역시 국민당에게 상당히 좋다. 국민당 후보들의 각축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