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40% 줄어
집값 하락 여파로 깡통전세 급증
매매거래도 뜸해 경매 신청 증가
전문가 "하반기까지 경매 물건 계속 늘듯"
27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HUG가 채권자 자격으로 집주인을 상대로 신청한 강제경매 건수는 82건으로 전월(85건)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가 전세 계약 해지나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한 주택에 대해 HUG가 강제경매를 신청한 건수다. 유찰에 따른 누적 건수는 제외한 수치다.
빌라 강제경매 건수는 늘었지만 아파트 강제경매 건수가 줄면서 전체 경매 건수는 전월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2월 다세대주택 신청 건수는 51건으로 전월(36건) 대비 42% 늘었다. 반면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47건에서 28건으로 40% 줄었다.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빌라가 아파트보다 낙폭이 더 크고 매매 거래도 뜸해 HUG가 강제경매를 대거 신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아파트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전세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거래량도 늘면서 강제경매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도 HUG가 신청하는 강제경매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집값 회복이 여의치 않아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빌라왕 등 다량의 깡통 전세 물건이 경매 대기를 하고 있는데다 빌라 가격이 반등할 여지도 없다"며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 강제경매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 빌라가 다른 지역보다 전세금을 떼일 우려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차시장 사이렌 통계에서 2월 수도권 연립·다세대주택 전세가율은 80.2%였다. 전문가들은 통상 전세가율이 80%가 넘어가면 깡통 전세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같은 기간 전국 연립·다세대주택 전세가율은 79.6%로 서울·수도권보다는 낮았다.
HUG의 전세 보증 사고도 증가세다. 지난 2월 전국 전세 보증 사고 건수는 1121건으로 전월보다 16% 늘었다. 전세 보증 사고액은 2542억원으로 전월보다 14%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