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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개미’ 전성시대…순매수액 1년 새 10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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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3. 02. 09. 17:01

채권·예금 등 안전 자산 선호 영향
증권사 리테일 판매 채권도 5조 돌파
채권금리 하락 둔화 땐 매력 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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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사랑'이 올해도 뜨겁다. 최근 한 달간 '채권 개미'들의 순매수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금리 정점론에 투자 매력이 커졌고, 주식에 비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채권 값 상승 랠리가 무한정 이어지기 어려운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월8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금액은 3조6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985억원) 대비 3조2293억원 늘어난 것으로, 1년 새 약 10배로 불어났다. 채권 순매수액은 개인들이 채권을 사들인 규모에서 다시 되판 금액을 뺀 액수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로 활용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은행을 제외한 금융사 채권인 기타 금융채를 가장 많이 샀다. 1조39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회사채에 1조606억원, 국채에 7464억원 등을 투자했다.

채권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어서다. 채권은 타인에게 빌려준 자금에 대한 권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채권 발행 시 결정된 명목 이자율(쿠폰 금리)인 채권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채권 값이 오를 경우(수익률 하락) 이를 되팔아 시세 차익을 노릴 수도 있다.
또 최근 시중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한 점이 투자 매력을 키웠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개인투자자들은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데, 향후 가격 상승에 따른 고수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리테일 채권 판매도 증가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국내 대형 증권사 5곳(미래에셋·NH·한투·삼성·KB)이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한 리테일 채권 판매액은 5조123억원을 기록했다. 각 증권사들이 최소 거래단위를 1000원으로 낮추고, 모바일 매매 서비스 등 채권 거래 서비스를 강화한 덕분이다.

이처럼 채권시장이 활기를 띠자 우량채와 비우량채를 가리지 않고 다수의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한화토탈에너지스(신용등급 AA0, 15일), 롯데쇼핑(AA-, 16일), SK(AA-, 17일), 롯데물산(AA-, 27일) 등 우량채들이 이번 달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또 A급 비우량채인 SK디스커버리(A+, 10일), SK케미칼(A+, 16일), LS전선(A+, 20일),한국토지신탁(A-, 20일),신세계건설(A0, 21일),SK매직(A+, 23일) 등이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채권과 예금 등 안전 자산으로 돈이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끝나가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유 자금이 부족하고 주식이냐 채권이냐 고민하는 일반 투자자의 경우 채권 투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며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물가와 금리가 정상화되면 채권 가격 상승세가 주가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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