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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게임즈 구기향 총괄 “플레이어 모두 사회 공헌 활동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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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2. 12. 05. 16:47

글로벌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롤, LoL)'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의 한국 지사인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의 사회 공헌 활동이 올해 만 10년째를 맞았다. 

국내 100대 기업의 사회 공헌 평균 지속시간은 약 8년이 채 되지 않는 반면 외국계 기업인 라이엇 게임즈가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업'에만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을 쏟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플레이어 중심' 철학 기반 2011년 한국 시장 진출 시기부터 사회와 플레이어를 위한 사회적 기여를 계획했다. 대표적 '놀이 문화'인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기업으로서 우리 문화의 뿌리인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데 앞장선다는 취지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의 사회 공헌 활동은 특별하다. 현재까지 대형불화 '석가삼존도'를 시작으로 왕실 유물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항일의병장의 문화유물 '척암선생문집 책판', 왕실유물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왕실유물 '중화궁인', 조선 시대 유물 '보록' 등 6점의 문화재 환수를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왕실 유물 보존처리 및 학술연구 지원, 4대 고궁, 왕릉 등 보존처리 및 과거 재현 사업 지원, 이상의 집 등 근대 문화 유적 보존관리 지원 등 사회 공헌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금까지 누적 기부금은 68억 7000만 원에 이른다.

이에 라이엇 게임즈는 대한민국게임대상 사회공헌 우수기업상을 외국계 기업 최초로 수상했고 2017 문화유산보호유공자 포상 시상식에서 '문화유산의 봉사 및 활용' 부문 대통령 표창도 외국계 기업 사상 최초로 수상했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가 이 같은 사회 공헌 활동을 오랫동안 이어온 중심에는 구기향 사회공헌 총괄이 있었다. 끊임없이 배우고 계속해서 질문하며,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구기향 총괄을 만나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구기향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사회공헌 총괄.
- 2011년부터 문화재청과 협력해 한국문화재 환수 등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라이엇 게임즈 각 지역별 사회 환원 사업 중 10년이 넘는 장기적인 단일 프로젝트를 진행한 곳은 한국이 유일한데, 의미와 소회는

라이엇 게임즈는 2011년 12월부터 LoL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반부터 기업이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오진호 대표의 확신이 있었다. 당시 간담회에서 한국적인 챔피언이 나올 텐데, 초반 6개월간 판매금을 기부하고 싶다고 약속하셨다. 신규 챔피언은 초반 6개월이 가장 주목받고 많은 판매가 이뤄지는 시기다. 수익도 아닌 판매금을 기부한다고 했다. 외부에서는 이 같은 약속을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게임이 출시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가 라이엇 게임즈에 합류해 회의실에 갔는데, 엑셀시트에 세상 좋은 일이 가득 쓰여 있었다. 오 대표가 '우리가 작년에 약속도 했고 기업이 사회적 역할을 해야겠다는 의지도 있는데, 라이엇답고 의미 있는 건 못 찾았다'고 했다. 

그때부터 고민하고 만든 게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업'이었다. 2012년 6월부터 문화재청 후원약정을 통해 시작했고 올해 6월 26일로 만 10년을 채운 긴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라이엇 게임즈다운 동시에 의미가 크고 우리 플레이어들이 같이 기부한다는 의의가 있다. 큰 우산을 가지고 있는 다년간의 프로젝트다. 굉장히 이례적이어서 다른 지역에서도 케이스 스터디(사례 연구)를 한다.

처음부터 10년을 진행하자는 계획은 아니었다.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게 끝이 없어서다. 회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갈 필요가 있었고 지정 기탁을 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본사에서도 이를 알고 있고 매해 손뼉치면서 또 하라고 했다.

글로벌에서는 '카르마'라는 이름 아래 인게임 펀드로 기부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플레이어들도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글로벌 기부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다른 지역이 사회 환원 사업을 고민하고 찾아가는 중이다. 재능기부나 청소년 멘탈 케어, 학교 방문 등을 진행하고 있다.

-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가 여러 대표님을 거쳤는데, 사회 환원 사업, 문화재 환수와 관련된 기조 변화가 있는지?

오진호 대표가 첫발을 뗐다. 현재 조혁진 대표까지 네 분째 모시고 있는데, 회사 차원에서도  '한국 문화유산 및 지원 사업'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각 대표에 따른 주안점이나 스타일은 다르다. 어떤 대표님은 '다른 영역 개발을 해야하지 않겠나'하는 분도 있고, 문화유산 개념에 이어 생각지 못한 분야에 대해 고민하는 분도 있다.

다만 생색내기 마케팅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미디어를 통해 발표하긴 했지만, 소셜에 내보내고 공지까지 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사회 환원에 대한 좋은 의도가 자칫 변질될 수 있다는 초기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오히려 아쉬워했다. 이에 '선한 영향력을 펼치려면 널리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구나'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이렇듯 시간이 지나면서 관점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기본적으로 각 대표님들이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원하며, 국외 문화재를 환수한다는 점은 동일하게 지지하고 있다. 

- '신바람 탈 샤코의 선물' 이벤트를 기획한 이유는? 그리고 보상을 이 같이 구성한 까닭은.
신바람 탈 샤코의 선물 이벤트 이미지. /라이엇 게임즈
이번 이벤트는 지난 11월 25일 시작했다. 이미 300만 명 정도가 참여하는 등 초반부터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다. 현재도 플레이어들이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다.

올해 '한국 문화유산 및 지원 사업'이 만 10년이 됐고, '보록' 환수에 약 3년간 공을 들였는데, 이런 과정에서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게임에서는 뭐 안 하나?' 라는 댓글도 많았다.

이 상황에서 한국 챔피언 '아리'와 관련된 이벤트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아리의 10번째 생일인 지난해 인게임 아이템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미 진행했다. 또 '아리'로만 인게임 아이템을 구성하기에는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이에 접점을 찾은 게 '신바람 탈 샤코'다. 하회탈을 쓴 코리안 시크릿 웨폰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연초부터 개발자와 '신바람 탈 샤코'와 관련된 논의를 하고 있었다. 신바람 탈 샤코가 한국 서비스 1주년을 기념해서 나온 스킨이기 때문에, 연말에 인게임 이벤트를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터다.

특별한 인게임 아이템을 얻는 부분에서 많은 플레이어가 좋아하고 있다. 일정 레벨 이상이면 도전할 수 있고 퀴즈를 맞히고 미션을 달성할수록 더 큰 선물을 지급해 반응이 좋다. 또한 플레이어들 스스로가 애국자고 기부의 주체라는 반응도 보였다.

- 최근에 환수를 지원한 '보록'은 '라이엇'에게, 그리고 우리의 문화재로서 어떠한 가치나 의미가 있는지.
‘보록(寶盝)’. /라이엇 게임즈
지금까지 문화재 환수는 6번 성공했다. 사실 문화재 환수가 계획이 되면 좋은데, 경매에 뜨고 누군가 성공하면 숨어들어서 찾기가 어려워진다. 문화재 가치를 파악하고 며칠 안에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빠른 판단을 함께 한다는 전제 하에 수억 원의 예산을 움직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100여 년간 어떤 이유로 해외로 떠돌았는지 명확하지 않은 문화재가 많다. 그럼에도 실견조사를 했을 때 가치가 높은 걸로 판단된다면 민간에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국가 차원에서 예산을 집행하기에 시간적 여유도 없을뿐더러 이 같은 경우에 정부 국고를 쓰는 게 맞을까 하는 고민도 한다.

이번에 환수한 '보록'이 그런 문화재다. 보록은 조선 왕실의 인장인 어보를 담는 외함이다. 도장과 내함, 외함 등 총 3개가 풀세트인데, 이번에 외함만 발견이 됐다. 그런데도가치가 있어 들어와야 된다는 판단이 있었다. 

사실 순종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이 되지만, 무슨 왕이 썼는지는 모른다. 이런 문화재는 정부 국고를 사용하는 것에 고민이 된다.
(좌측부터) 구기향 라이엇 게임즈 사회환원사업총괄, 서준 문화재 전문위원, 강혜승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통조사부장, 최수민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통조사부 주임. /라이엇 게임즈
기존에는 민간기업이 문화재를 환수한 사례가 없다. 라이엇 게임즈가 유일하다. 때문에 다른 기업들의 문의도 많다. 다만 민간기업 특성상 올해 성과가 당장 나와야하니 장기적인 지원에는 어려움이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충분한 예산을 가진 채로 상시 대기하고 있다.

문화재청 등에서 극비리에 정보를 주면 빠르게 관련 담당자와 정보 체크를 하고 내부 보고 이후 지원사격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매에 최대한 가격을 쓸 수 있도록 밀어주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새벽이라도 '제반 사항까지 포함하면 이 정도 예산이 사용될 것 같다' 등 구체적으로 정보를 공유받고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인연을 찾기 쉽지 않았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담당자들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다니며 협상하지만, 코로나로 많은 제약이 있었고 해외 오프라인 경매도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마음 속으로는 인연을 찾아야 한다는 게 있다. 2019년에는 '척암선생문집 책판‘, '백자이둥궁명사각호', '중화궁인' 등 총 3점의 문화재를 인연으로 만났다.  

이처럼 상시 대기하고 빠른 판단을 한다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 쉽지는 않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란 걸 자사가 몸소 보이고 있다 생각한다. 우리는 보고 체계를  빠르게 만들어놔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 한국 쪽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이후 본사에 보고하는 형태다. 본사 역시 이러한 판단에 있어 '너희가 전문가니까'라고 밀어준다. 

- 경매 가격을 공유하지 않는 이유는

유물의 가치에 대해서 임의적인 판단에 잘못된 인식을 드릴 수 있고 자의적인 해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경매 금액은 공개하지 않는다. 

라이엇 게임즈는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업으로 총 68억 7000만 원을 기부했다. 이 중 10억 원 넘게는 6번의 인연을 만나는 데 썼다. 올해도 예산을 잡을 예정이다. 큰 예산이 필요할 수도 있어 꾸준히 지정 기탁을 하는 형태로 가고 있다.

- 라이엇이 사회공헌 펀드 기부 등 여러 가지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관련, 즉 '문화재 지킴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중심으로 관련 이벤트가 전개되는데, 이 이벤트를 발로란트 등 다른 라이엇 게임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는지

라이엇 게임즈의 사회공헌 활동은 LoL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라이엇 게임즈로의 기부이기 때문에, 자사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 모두가 함께하고 있다. 

이번 '신바람 탈 샤코의 선물' 이벤트처럼, 의미 있는 시점에 개발자와 논의한 이후 인게임 아이템, 소환사 아이콘, 감정표현 등을 추가했는데, 발로란트 등에서도 다양한 고민을 시작했다. 

- 일본이 일제강점기에 약탈한 '오구라 컬렉션'에 대한 라이엇의 생각은. 이를 환수하기 위한 노력이나 계획이 있다면.

특정 문화재를 환수하자는 의견은 문화재청에 드리지 않는다. 이제는 글로벌 트렌드가 공동 문화유산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현지에서 사랑받고 대중 앞에 전시되며, 보존 처리까지 잘 되면 강제로 돌려달라고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다만 왕실 유물이나 우리나라 대표성을 지니고 있는 문화재를 환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가 외부적으로 알려지면 유물이 숨거나 가격이 움직이거나, 소장자가 좋은 마음으로 문화재를 경매에 내려고 했다가도 마음이 변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제한적인 정보를 필요한 시점에 공유받고 판단하는 형태다.

환수 판단에 있어서는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전문가다. 같이 논의하고 판단하는 형태다. 라이엇 게임즈는 든든하게 움직이는 돈주머니다.

- 사회공헌 사업 인원, 조직 등 규모도 궁금하다. 
라이엇 게임즈 경복궁 청정 활동 현장 사진.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플레이어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주자는 게 강한 미션이다. 공동 창업주부터 '유료 아이템을 쓰면 왜 능력치가 올라가고 빨라지는 거야? 스포츠 같은 공정한 게임은 없나?'라는 생각부터 소규모로 시작했던 게 라이엇 게임즈다.

우리 자신도 플레이어들이다. 따라서 답이 정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재 하고 있는 사회공헌 사업도 마찬가지다. 파트너와 협상하고 전면에 나서는 건 극소수지만, 누구나 이와 관련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 라이엇에서 환수를 도운 국외 문화재는 '약탈 문화재'가 중심인데, 이유가 있는지?

약탈 문화재를 중점적으로 잡은 건 아니다. 환수 가치가 높으나 정부 차원에서의 진행이 쉽지 않은 경우 우리에게 연락이 온다.

한 예로 2014년 환수한 석가삼존도는 약 130여 년 만에 돌아왔고 약탈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석가삼존도는 미국의 한 박물관 창고에 말려 있었다. 너무 크다 보니까 둘둘 말아서 매달아 놓아 훼손되는 상황이어서 환수가 시급했다.

구도나 희소성이 높았고 문화재 현장에서 관리나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보존 처리하고 대중 앞에 내놓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판단에서 환수를 진행했다.

- 문화재보호법이 만들어진 지 60년 만에 일본식 명칭인 '문화재' 대신 '국가유산'으로 명칭이 바뀐다. 이를 대비해 라이엇에서도 용어 변경에 대한 움직임이 있나.  

우리의 사회 환원 프로젝트의 정확한 명칭은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업'이다. 문화재청이 민관과 협력해 진행하는 프로젝트 전체를 통틀어 하는 게 '문화재 지킴이'다. 지난 2012년에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명칭은 '한문화재 한지킴이'었다. 2~3년이 지나서 '문화재 지킴이'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 부분은 문화재청에서 '문화재 지킴이'를 어떻게 가져가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다. 

- "라이엇게임즈는 문화재 분야에서 문외한"이라며 지원사격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 문화재청에 기금을 통한 지원을 이어가면서 전적으로 맡기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신뢰는 어디서 오는지. 또 10여 년 동안, 이 같은 환수 지원 사업을 통해 문화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을 것 같다. 라이엇 코리아 내부에서 이와 관련한 사업을 바라보는 깊이나 시각적 변화가 있나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업' 프로젝트가 크게 사랑을 받고 성공적으로 가고 있는 내부 판단의 배경에는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믿을 수 있고 신뢰 있는 파트너인 이유도 있다.

이 같은 프로젝트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을 통해 기부하는 형태다. 각 프로젝트에 지정 기탁이 되고 움직이는 기관들의 사정, 계획, 사용현황, 영수증 등 증빙의 구조 자체가 투명하다. 

'문외한'이라고 표현하는 건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분들에 비하면 풍월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문외한한 것도 맞다.

다만 기부금만 내는 프로젝트라는 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매해 저희가 기획하고 기부금의 규모와 지원사격이 필요한 부분 등을 항상 물어본다.

예를 들면 '문화유산의 인적자원에 있어서 관심이 주는 게 좋겠다'는 파트너도 있다. 알고 보면 전통문화대학교라고 특수 대학교도 있고, 문화유산 관련 공익기업도 있어서 이 같은 정보를 알려주면 공부를 하고 사회 환원 사업에 대해 판단한다.
한복 아리 스킨.
이를 통해 협업한 사례도 있다. 상업화보다는 전승에 무게를 둔 국가무형문화재 분들과 진행한 '한복 아리' 스킨 제작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스킨 제작에는 침선장 구혜자, 화혜장 황해봉, 매듭장 정봉섭, 금박자 김기호 명장 등 국가무형문화재 4인이 참여했다. 매듭장 선생님은 80대셨고 침선장 선생님은 이러한 콜라보를 진행해보시지 않아 두려움이 있으셨다. 

이에 젊은 층에 영향력이 있고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팬들이 보는 인게임 스킨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설득을 했다. 그러자 조선시대의 한 결혼식에서는 치맛단 앞을 걷는 복식이 있었다는 걸 찾아주기도 했다. 

문화재청 입장에서는 질문 많고 뜬금없는 아이디어를 던지는, 돈만 맡기지 않는 기부자인 것이다. 단언컨대, 우리가 기획하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있어서 충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최근 테스트훈, 침착맨은 직접 출연하셨고 팍플레이 등에서도 문화재 지킴이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라이엇의 '문화재 지킴이' 행보 알리기가 크리에이터로 중심축이 변화한 이유는?

사회복지협회에서 발간한 2021년 사회공헌 백서에 따르면 100대 기업에서 사회공헌의 평균 지속시간은 7.9년이다. 처음에는 낮은 톤으로 우리가 이러한 활동을 한다는 걸 이야기했다. 키다리 아저씨처럼 좋은 일을 하지만 생색내진 말자고 했지만, 만 10년이 되면서 이와 같은 행보를 적극적으로 알리자는 취지였다. 

이와 같은 사회공헌을 매해 기획해가면서 유의미하게 끌고 온 건데, 플레이어들의 절반 정도는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다른 민간 기업들에게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업'에 대한 노하우도 많이 이야기했다. 또한 미디어와 뉴미디어에 기회만 보이면 출연하며 선한 영향력을 공유하고자 했다.  

- 10년은 긴 시간이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또 현재까지의 6개 문화재 중 구기향 총괄이 뽑은 '최애'는
석가삼존도.
10년은 긴 시간이지만, 기억이 자세하게 남아있다. 열심히 씨앗을 뿌려 키웠다. 직장인들이 일하면서 칭찬하는 경우가 많이 없지만, 플레이어들이 칭찬해준 게 정말 기분이 좋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4년 1월에 석가삼존도를 처음으로 환수했다. 민관이 협력해서 환수한 첫 번째 케이스였다.

석가삼존도를 소장하고 있던 미국 허미티지박물관에서는 환수해줄 생각이 없이 보존 처리만 도와달라고만 했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박물관 설득을 잘했고 그분들도 고민하다가 문화재 보존 관점에서 기증 결정을 내려줬다. 대신 우리가 박물관에 후원기금을 내면서 3자 구조를 만들었다. 

지금은 석가삼존도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데, 공개할 당시 정말 많은 분이 왔다. 그 장면이 머리속에 남아있다.

수년간 사례가 안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1년도 안 돼서 첫 번째 인연을 만난 거다. 회사에는 '이 프로젝트를 계속합시다', '특히 문화재 환수에 있어서 계속 찾다 보면 인연이 된다'고 주장할 수 있는 케이스였다.

본사에서도 한국 오피스가 이런 걸 할 수 있구나 하며 지지를 많이 받았다.

- 국외 문화재 환수 사업 이외에도 다른 사회공헌 사업을 계속 진행 중이다. 주목해야 할 사회공헌 사업이 있다면.

기업이기에 세상 모든 좋은 일을 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젊은 세대가 우리에게 귀를 기울여주니 이에 대해 관심을 더하는 화자로서 위치할 수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도 있지만, 코로나가 확산됐을 당시에는 방호복(D레벨)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한의사협회에 1만 벌과 수술복 1만 벌을 기부한 적도 있었다. 

이처럼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을 가장 주안점으로 두되, 시대의 상황에 따른 사회공헌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 게임업계에서 문화재 환수에 대한 관심은 적은 것 같은데, 관련해서 홍보하거나 자문해온 사례가 있나

석가삼존도를 환수 이후에 전화를 많이 받았다. 예산이 얼마나 들었냐는 질문도 받았다. 최근에는 타 게임사들이 다양한 전통예술과 접목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의 영향이라고는 단언할 순 없지만,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 사회공헌 활동 10주년이 지난 소회는
라이엇 게임즈다운, 의미 있는 사회 환원 사업을 진행하고 싶은 고민이 있었다. 챔피언 '아리'는 본사에서 개발했지만, 한국적인 느낌을 잘 내려면 우리가 조언하고 참고자료를 주는 게 맞기 때문에 한국의 디테일과 문헌정보를 많이 찾아보기도 했다. 

우리는 게임이 놀이고, 문화라고 믿는다. 게임이 문화라고 강요하는 게 아닌, 우리는 진심으로 믿는다. 문화라는 뿌리를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나. 이 뿌리를 지키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많은 게이머가 남들에게 게임이 취미라고 이야기할 때 어깨가 움츠러들 때가 있다. 콘텐츠의 영역이 아닌 어떻게 즐기느냐가 문제다.

라이엇 게임즈는 과거 한국화 작가님들과 게임의 IP(지식재산권)를 가지고 전시회를 연 적이 있고, 지난해에는 넷플릭스 TV애니메이션시리즈 '아케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플레이어들이 비게이머나 다른 세대와 여러 방식으로 교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플레이어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플레이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플레이어들이 우리의 사회공헌 활동에 지지를 많이 보내주고 있다. 플레이어들 스스로가 사회공헌 활동의 주인공이다. 플레이어들의 응원으로 본사나 외부에 이 같은 활동을 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일을 벌일 생각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게이머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많이 자랑해달라.
김휘권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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