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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출시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진짜 회장님들이 타는 차'로 자리 잡은 제네시스 G90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을 공략해 글로벌 프리미엄 모델로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G90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서 총 1만9693대 판매됐다. 한국 다음으로 G90 판매량이 많은 미국에 올해 1~9월 총 786대가 수출된 점을 감안하면 지난 10월 누적 판매량은 2만대를 넘어섰다.
제네시스는 현재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수출 물량이 사실상 해외 판매량이다.
G90 2만대 판매는 장재훈 제네시스 사장이 연 초 내건 목표다. 이미 G90 풀체인지 모델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사전 판매에서 2만1000대가 계약될 만큼 흥행이 예견됐지만, 극심한 반도체 수급난을 뚫고 물량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제네시스가 목표 달성을 위해 부품 수급에 사활을 건 덕분에 2만대 목표치를 2개월이나 앞서서 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G90의 출고대기 기간은 1.5~4개월로 현대차와 기아의 인기모델 대기 기간보다 짧은 편이다.
제네시스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2015년 직접 만든 브랜드다. 특히 제네시스 중에서도 최고급 라인인 G90은 브랜드 위상을 결정하는 모델로, 정 회장의 애착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제네시스가 디자인 철학과 최첨단 기술을 G90에 집중적으로 담아낸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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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월 누적 판매량의 경우 작년 동기보다 333% 증가해 성장세가 거세다. 최고급 수입 세단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1~9월 국내 판매량(9609대) 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치다.
다만 내수 다음으로 큰 시장인 미국 판매량이 작년보다 저조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올해 1~9월 G90의 미국 수출 물량은 78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1266대)보다 38% 가량 줄었다. 미국 외에 러시아와 중동 등에 소량씩 판매됐지만, 러시아의 경우 전쟁으로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제네시스 역시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해외 시장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지난 7월 유럽 최고 골프대회인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을 후원하며 럭셔리카 본고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은 제네시스가 유럽 지역에서 처음으로 공식 후원하는 골프 대회로, 올해부터 대회 공식 이름이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으로 변경됐다.
제네시스가 스코틀랜드 오픈을 포함해 다양한 국내외 골프 행사를 후원하는 것은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장재훈 사장이 본부장 시절부터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소비자들이 수입차와 제네시스 사이에서 고민할 만큼 제네시스는 고급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며 "다양한 고급 브랜드가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시장 확장이 더 큰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