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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방송된 '링크' 마지막 회에서는 용서와 화해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지화동 사람들과 진정한 사랑을 되찾은 은계훈(여진구), 노다현(문가영)의 행복한 모습으로 대장정을 매듭지었다.
먼저 지구대 서대장(유성주)은 이영훈(서동갑)이 현행범으로 붙잡히자 그의 창고로 가 연락두절된 안정호(김찬형)를 찾아냈다. 쓰러진 안정호를 붙잡고 서럽게 울부짖는 서대장과 정신을 차리며 괜한 투정을 부리는 안정호의 모습이 다행스럽고도 뭉클하게 다가왔다. 이어 유력 용의자로 낙인찍힌 아버지를 평생 원망해온 지원탁(송덕호)은 아버지는 물론 자신과 뒤늦은 화해를 시작했다. 남편이 살인자가 아닐까 마음 졸인 양동숙(김곽경희)과 은계영 환영에 시달린 조동남(윤상화)도 다시 웃을 수 있는 날들을 만들어 나갔다.
안정호는 자신의 과오로 바로잡지 못한 18년 전의 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해 이영훈의 구치소를 매일 찾아갔다. 오래 봐온 동생이 끔찍한 살인자라는 사실이 믿기 힘들지만 동생과 남은 피해자들을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었다.
또한 딸을 습격했던 공범을 죽인 노다현 엄마 홍복희(김지영)와 이를 눈감아준 안정호, 나춘옥(예수정)의 자백을 앞둔 모습도 인상 깊었다. 그중 친딸도 아닌 며느리와 손녀를 지키기 위해 외할머니로 곁에 남은 나춘옥의 사연은 깜짝 반전을 일으켰다.
은계훈도 오래 미뤄둔 고백, '아버지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어머니에게 전했다. 결국 이영훈의 자백으로 동생과 아버지의 시신도 찾을 수 있었던 그는 백골이 되어 만난 가족 앞에 응어리진 슬픔을 마구 토해냈다. 하지만 은계훈에게는 이제 여자친구 노다현이 있기에 과거는 털고 행복하게 살 일만 남은 터. 마음껏 먹고 죽이게 사랑만 하면 될 은계훈과 노다현의 설레는 눈맞춤을 끝으로 '링크'의 엔딩이 내려졌다.
'링크'는 18년 전 벌어진 은계영 실종 사건을 중심으로 그날 지화동 주민들의 행적의 수상쩍음을 드러내며 사건의 전말과 진범 추적 스토리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국 어른들의 무책임과 무관심, 이기심으로 은계영이란 희생자가 만들어지고 은계훈에게는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 노다현에게는 중요한 기억의 상실, 지원탁에게는 아버지와 연을 끊고 평생을 원망하며 살게 만들었다. 괴물이 된 이진근(신재휘)도 마찬가지, 남은 피해는 실종된 아이는 물론 다른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대물림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누구나 외면하고픈 기억이 있지만 이를 바로잡을 용기가 필요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뒤 진심으로 용서를 구할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 실종된 아이의 오빠 은계훈과 살아 돌아온 아이 노다현이 서로를 보듬고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은 그 의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설렘은 물론 연민과 상처, 공포와 불안 등 두 사람을 잇는 감정의 교류가 사랑으로 치환되고 훗날 이별하는 순간에도 슬픔이 공유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감명을 선사, 기존 로맨스물과 다른 '링크'만의 독특한 로맨스 화법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특히 여진구(은계훈 역), 문가영(노다현 역), 예수정(나춘옥 역), 김지영(홍복희 역), 송덕호(지원탁 역), 이봄소리(황민조 역) 등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려내는 배우들의 호연과 생생한 연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깊고 풍성한 스토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