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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7일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방역 당국인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기관을 비롯한 도서관, 박물관, 영화관, 미술관, 문화관 등의 공공장소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11일부터 반드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베이징이 수도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사실상 중국 방역 당국이 전국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방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상디(上地)의 개업의 천위안훙(陳媛紅) 씨는 “최근 코로나19가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다시 창궐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제 뚫리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최악 상황을 막으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백신 접종 의무화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7월 초 기준으로 베이징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98%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부스터샷(3차 추가접종) 및 노인들의 접종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70세 이상 노인들 중 1차 백신을 맞은 비율은 70% 전후에 불과하다. 노인들의 코로나19 감염자 비율이 젊은 층에 비해 낮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베이징 방역 당국이 초고강도의 극단적인 대책을 내놓자 당연히 여론은 들끓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정부의 방역 정책이 계속 강해지고 있다. 앞으로 어떤 카드가 나올지 모르겠다. 불안하기 이를 데 없다”는 불만 가득한 내용의 글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중국 방역 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 만리장성’을 구축한다는 목표 하에 사실상 백신 접종을 강제해왔다. 미접종자에게는 각종 불이익도 줬다. 노인들에게는 복지 혜택 제공을 축소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베이징 방역 당국의 전격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게 됐다. ‘제로 코로나’를 위한 중국 방역 당국의 승부수가 과연 효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