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육종은 중간엽 조직에서 발생한다. 중간엽 조직은 뼈·연골·근육·지방·혈관·신경 등 신체를 지지하고 연결하는 구조물을 구성하다보니 정확한 발병원인을 규명하기 쉽지 않다. 원인과 위험요소가 확인된 것이 없는 만큼 예방과 조기진단에도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육종암 증상은 발병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팔다리에 발생하면 혹이 만져지거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복막에 발생하면 증상이 거의 없다. 뼈에 생기는 골육종의 경우 종양 부위에서 부종·통증·관절염은 물론 심하면 골절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운동중 다쳤거나 성장통으로 여기기 쉽다. 근육·지방·혈관 등에 생긴 육종이 폐로 전이되면 폐암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꾸 숨이 차서 심장내과를 방문했다가 검사 결과 육종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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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치료법은 수술로 암 조직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지만, 근육·뼈 부위에 발생하는 특성상 후유증이 클 수 있다. 김효송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잔존 암세포를 최대한 줄이고 미세 암세포가 다른 혈관이나 근육 등을 침범하지 않도록 치밀한 수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항암치료도 육종 아형이나 환자 상태·치료 목적에 따라 종류와 용량·치료시기 등이 달라진다. 같은 육종 환자에게 동일한 항암제를 사용해도 보이는 부작용은 다를 수 있다. 김 교수는 “다른 장기 전이가 있는 4기의 고령 환자는 약의 용량을 확 낮추거나 항암치료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항암제 부작용으로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심한 경우 생명에 위협이 되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같은 4기 환자여도 젊고 체력이 좋은 환자는 초반에 강한 항암제를 써서 암의 크기와 활동 능력을 최대한 낮춘 후 추적 관찰을 하는 방법으로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육종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약제가 적다. 최근 4~5년 새 육종의 항암치료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김 교수는 “전통적인 항암제와 함께 표준치료 약제가 늘어났고 임상시험에 참여하면 여러 신약을 사용해볼 수 있어서 과거보다 치료법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구 표적치료제와 임상연구 약제인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치료를 통해 매우 좋은 효과를 보여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환자 케이스도 있다고 전했다.
육종암은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해 다학제 진료가 기본이다. 연세암병원 ‘희귀암 정밀의료클리닉’만 해도 외과·영상의학과·병리과·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 등의 다양한 진료와 협진이 필수적으로 이뤄진다. 김상겸 병리과 교수, 김승현 정형외과 교수, 백우열 성형외과 교수, 윤홍인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이영한 영상의학과 교수, 한윤대 대장항문외과 교수 등이 다학제 협진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 교수는 “육종의 다양하고 복잡한 병리 매커니즘은 전문가 그룹 양성과 치료법과 약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어렵게 한다”며 “환자들이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노출되는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매우 높은 암종으로 체계적인 다학제적 접근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세암병원에는 특수한 케이스가 많은 육종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문가 팀이 있어 다학제 진료를 기반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중”이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신약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최신 치료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