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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한국 대선 후 더이상 한반도 문제 뒷전 둘 수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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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기자

승인 : 2022. 02. 17. 10:50

미 전문가, 이재명·윤석열 후보 외교·안보 공약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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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퀸시연구소의 온라인 매체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Responsible statecraft)에 기고된 다니엘 래리슨 시카고대 박사의 “선거 후 한국은 더 매파적이고 호전적이 될 수 있다” 원고./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레프트 홈페이지 갈무리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20일 앞두고 미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다니엘 래리슨 시카고대 박사는 최근 미국 퀸시연구소의 온라인 매체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Responsible statecraft)에 “선거 후 한국은 더 매파적이고 호전적이 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래리슨 박사는 이 글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외교정책을 비교하고, 선거 결과에 따른 한반도 정세를 전망하면서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더 이상 한국 문제를 뒷전으로 미룰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래리슨 박사는 이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 “이 후보는 한국을 그 자체로 중요하고 독립적인 행위자로 보고 있으며 한국이 다른 국가들의 계획에 의해 체스판 위의 ‘졸’(pawn)처럼 취급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 후보의 선거운동이 보다 더 냉철하고 책임감 있는 정치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래리슨 박사는 “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한국은 ‘국익중심의 실용외교’라고 부르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서 어느 쪽도 편들지 않는 보다 독립적인 노선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래리슨 박사는 “미국이 한·미동맹을 단순히 미국이 의제를 설정하고 한국이 그 의제에 충실히 따라야 하는 것처럼 간주하는 습관을 깰 수 있다면 이 후보가 미국에게 더 유용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래리슨 박사는 윤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비핵화만 초점을 맞추는 접근은 북한의 체제안전에 대한 우려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서 일방적인 양보를 주장하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또 래리슨 박사는 “윤 후보가 주장한 사드(THAAD) 추가 배치는 중국의 또 다른 반발을 촉발할 것이 거의 확실하며, 윤 후보의 입장은 그가 강경하게 주장하는 만큼 무책임하거나 무모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래리슨 박사는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지난 수 년간의 모든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어 미국과 한국을 한반도의 긴장 고조와 새로운 위기의 길로 되돌릴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래리슨 박사는 “윤 후보는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력하려 하겠지만, 윤 후보의 정책들은 한국의 이익에 보다 더 해를 끼치고 한반도에서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다니엘 라리슨의 퀸시 연구소 온라인 매체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Responsible statecraft) 기고문 번역본 전문

“선거 후 한국은 더 매파적이고 호전적이 될 수 있다”
-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바이든은 더 이상 한국 문제를 뒷전으로 미룰 수 없을 것이다 -

다음 달 한국 대통령 선거는 미국과 한국의 외교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한국의 외교정책은 북한과 중국에 대해 훨씬 더 매파적이고 호전적으로 변할 수 있다. 보수 야당 윤석열 후보가 승리하면 북한의 비핵화를 다시 강조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포용정책을 거부함으로써 지난 수년 간의 모든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한국을 한반도의 긴장 고조와 새로운 위기의 길로 되돌릴 위험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이기면 한국 외교정책의 연속성이 훨씬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북한과의 현존하는 분쟁 해결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는 바이든 정부와의 마찰이 커질 수도 있다. 누가 이기든, 미국은 한국과의 관계를 최근 몇 년 동안보다 더 신중하고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바이든 집권 1년 차까지 한반도 문제를 거의 외면해 왔고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에 참여시키려는 문 대통령의 노력을 지원하는 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바이든과 문 대통령은 지난해 워싱턴에서 어느 정도 생산적인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미국은 문 대통령의 포용정책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한국은 반중국적인 성격이 명백한 ‘쿼드(Quad)’에 가입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서울에서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한국은 중국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에 더 가까워질 수 있지만,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한국의 관심이 있는 한 중국에 대한 미국 주도의 연합 지원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 이뤄진다면, 이 후보가 ‘국익중심의 실용외교’라고 부르는 기조 아래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서 어느 쪽도 편들지 않는 보다 독립적인 노선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후보는 ‘포린 어페어즈 (Foreign Affairs)’에 기고한 글에서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후보와의 차이점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문재인 정부 시기의 외교가 방향을 잃고 헤매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난하며 보다 강경한 외교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직 검사였던 윤 후보는 문 정부의 외교가 다른 이슈들을 배제한 채 너무 북한에만 치중했다고 비난하며 “북한과의 대화 자체가 목적이었다”고 힐난했다. 그의 이런 비판은 북한과의 관여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것으로, 전세계적으로 익숙한 매파적 공격 노선이지만,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문재인 정부의 방식 대시, 윤 후보는 북한과의 대화가 오직 “북한의 비핵화”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트럼프식 북핵 접근법으로써, 북한도 남한도 과거에 받아들이지 않은 방식이다. 이렇듯 북한 비핵화만 딱 꼬집어 초점을 맞추는 식의 외교적 접근은 트럼프 행정부가 실패한 것과 같은 이유로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즉, 이 접근법은 북한의 체제 안전과 안보 우려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서 북한의 일방적인 군비 축소를 주장하기 때문이다. 비핵화라는 비현실적인 목표만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외교적 대화를 활용하는 것으로는 결국 아무런 결과도 만들어낼 수 없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한국 배치로 인해, 중국이 한국에 경제적 보복을 가해 한국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이후 사드는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이재명 후보는 여전히 “우리의 국익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며 배치 논의 초기 사드 배치에 반대했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한국에 사드가 배치된 이상 사드 배치를 유지해야 하는 현실적인 상황을 인정하지만, 이 후보가 사드가 없는 상황을 선호할 것임은 명백해 보인다.

중국에 대해 보다 공세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후보는 기존 사드 배치를 지지할 뿐만 아니라 서울 주변에 추가 사드 배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대선 토론회에서 “왜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경제를 망치려 하느냐”며 윤 후보의 입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번 주 ‘포린어페어즈’ 기고 글에서 추가 사드 배치에 대한지지 입장을 반복했다. 추가 사드 배치는 현 한국 정부 정책으로부터의 급격한 단절을 의미하고 중국의 또 다른 반발을 촉발할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윤석열 후보는 한국이 “핵심 안보 이익을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석열 후보는 자신의 보다 매파적인 강경 입장을 원칙주의적 입장이라고 표현하는 버릇이 있지만, 윤 후보의 강경한 주장은 그만큼 무책임하거나 무모하다고 볼 수도 있다.

바로 이 점이 이재명 후보가 지난달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선제타격을 가해야 한다는 윤석열 후보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부분이다.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가 정치적 이득을 위해 국가안보를 정쟁화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는 현 정부와의 차이점을 강조하기 위해 북한에 대해 훨씬 더 공격적인 입장을 내세워왔지만, 이재명 후보는 보다 더 냉철하고 책임감 있는 정치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주 인터뷰에서 임기 마지막 몇 달 동안 여전히 북한과의 외교적 진전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지만, 다가오는 선거로 인해 임기가 끝나기 전에 김정은과의 또 다른 정상회담이 비현실적임을 인정했다. 임기 마지막 해에 그의 목표 중 하나는 향후 추가 협상의 기반이 될 종전선언을 이끌어 내는 것이었지만, 몇 달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 내에 실현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현 상태를 빨리 끝내야 한다”며 종전선언을 강력히 지지해 왔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그의 매파적 노선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듯 늘 비핵화가 동반되지 않는 종전선언에 반대해 왔다. 단 시간에 윤 후보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윤 후보가 당선된다면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데 관심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지하기를 꺼려 왔다.

이재명 후보의 승리는 단기적으로 한미관계를 긴장시킬 수 있다. 이재명 후보는 한국을 그 자체로 중요하고 독립적인 플레이어로 보고 있다. 그가 국가 이익을 강조하는 것은 한국이 오직 다른 국가들의 계획에 의해 체스판 위의 “졸”(pawn)처럼 취급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은 한미동맹을 볼 때, 단순히 미국이 의제를 설정하고 한국은 그 의제에 충실히 따라야 하는 것처럼 생각해 왔다. 우리 미국 정부는 그간 자신감 있게 행동하는 동맹국이 가져다줄 기회의 측면을 주목하기 보다는 그런 동맹국을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만약 바이든 행정부가 그런 습관을 깰 수 있다면 이재명 후보는 미국에게 더 유용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후보의 승리는 동맹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가에 대해 미국이 그간 가져온 인식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윤석열 후보의 승리를 더 선호할 수 있다. 윤석열 후보는 주요 이슈들에 대해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력하려 하겠지만, 윤석열 후보가 제안하는 정책들은 한국의 이익에 해를 끼치고,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을 고조시키게 되어 미국이 감당할 수 없는 새로운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한국의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문제를 더 이상 뒷전으로 미룰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은 한국의 차기 행정부와 조속히 공조해야 하고, 우리 미국 정부가 당연하게 여겼던 한국과의 관계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더욱 주의 깊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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