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악' '판' 인기몰이...'풍월주' '조선 삼총사' '활극 심청'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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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공연계에 따르면 판소리와 국악기 연주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장르 음악과 현대적 색채가 가미된 우리 뮤지컬들이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힙합과 국악이 오묘하게 조화된 가운데 클래식·재즈·레게 등이 더해진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올 초 무대에 올라 큰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한국 전통음악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단체인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선보인 ‘금악’이 화제가 됐다.
지난달 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금악’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연주하는 음악과 무용에 관한 일을 담당한 관청인 장악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묘한 사건을 담은 작품이다.
이 공연에는 무려 작곡가 4명이 투입됐다. ‘국악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을 비롯해 뮤지컬 ‘니진스키’의 성찬경, 창극 ‘패왕별희’의 손다혜, 국악과 재즈 등 전방위로 활동 중인 한웅원 음악감독이 함께했다. 국악과 전자음악 등 여러 장르 음악이 어우러진 독특한 무대를 선보인 ‘금악’은 한국음악의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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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소설을 읽어주고 돈을 벌던 직업인 ‘전기수’가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국악에 스윙, 보사노바, 클래식, 탱고 등을 섞었다. 양주별산대놀이, 꼭두각시놀음 등도 볼거리다.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남자 기생과 진성 여왕의 이야기를 담은 ‘풍월주’도 돌아왔다. 지난달 31일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개막한 이 작품은 국악기와 어우러진 애절한 음악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다음 달에는 창작뮤지컬 ‘조선 삼총사’와 ‘활극 심청’도 개막을 앞두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이 산하 9개 예술단의 역량을 집대성한 통합공연으로 선보이는 ‘조선 삼총사’는 17~19일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1811년(순조 11년)에 일어난 홍경래의 난을 배경으로 자신보다 세상의 안위를 걱정한 세 친구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 전통적인 선율과 리듬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현대 음악이 조화를 이룰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작곡 및 음악감독을 맡은 장소영은 “서양음악에 베이스를 두고 우리 정서를 녹여내서 개량 한복 같은 음악을 선보일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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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장르로서 새로운 재료를 잘 흡수하며 빠르게 진화하는 뮤지컬의 특성 상 국악으로 우리 정서를 풀어내는 창작뮤지컬은 앞으로도 늘어날 추세다.
이에 관해 현수정 공연평론가는 “국악계의 하이브리드 공연을 비롯한 실험적인 움직임과 대중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이는 창작뮤지컬이 국악을 활용한 레퍼토리의 다양화를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는 모습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악이 융합된 뮤지컬은 폭넓은 관객층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다. 국악이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뮤지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고, 젊은 관객층에겐 서양 음악과 다른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며 “음악적 확장과 함께 서사와 연출의 유기적이면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뤄진 참신한 창작뮤지컬 레퍼토리를 다수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