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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플러스 사업중단 사태에 제휴사도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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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1. 08. 12. 19:00

포인트 이용축소·할인혜택 중단
판매액 많아 환불 가능성 미지수
"단순 제휴 맺고 판매" 해명
#20대 윤 모씨는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이나 커피전문점 등에서 20% 할인을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다는 ‘머지플러스’ 연간권을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았다. 생소한 기업이었지만, 토스나 하나금융그룹 하나멤버스와도 제휴를 맺었다는 사실에 믿음이 갔다. 18만원짜리 연간권을 구매했고, 결제를 편하게 하기 위해 포인트도 추가로 구매했다. 하지만 한 달 후 머지플러스는 상품권 개념의 ‘머지포인트(머지머니)’ 판매를 중단하고, 할인 혜택 이용도 못한다는 공지를 냈다. 제대로 된 영업인가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윤 씨는 당황했지만, 회사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제휴사 토스, 하나멤버스 등 어느 곳에도 책임을 물을 수 없어 막막했다.

머지플러스가 갑작스레 포인트 판매를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거 축소하자 연간 이용권을 구매하거나 포인트를 선결제한 금융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용도 할 수 없고 환불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구매자들이 토스, 하나멤버스, 페이코 등은 제휴 이벤트 시행 직후라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은 제휴기업이 판매 수수료는 챙겨놓고 막상 문제가 생기자 약관만 내세워 ‘나 몰라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간 구독권을 결제하거나, 포인트를 구매하면 모든 곳에서 2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이용객을 모았던 머지플러스가 전날 갑자기 포인트 판매를 중단을 공지했다. 결제된 포인트의 이용처를 축소하고 연간 할인 혜택도 중단하자 이를 구입했던 소비자들의 자금만 묶이게 됐다. 포인트를 사둔 소비자들은 환불을 요구하고 있지만, 판매액이 많았던 상황이라 제대로 된 환불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머지플러스가 사업을 중단한 이유는 제대로 금융당국 인가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머지플러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선불 결제로 포인트를 구매해, 다른 가맹점 등에서 사용하도록 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선불전자지급 수단을 제공하는 ‘전자금융업’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진행해야 했지만, 회사는 충전형 바우처라는 이유로 상품권 발행업만 인가받았다.

인가도 받지 않고 연간 이용권과 포인트를 팔아온 만큼 소비자들이 예치금을 보전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소비자들의 피해를 커지게 된 배경에는 국민카드와 하나멤버스, 토스 등 금융사, 지급결제기업 페이코 등과 머니플러스가 사업 제휴를 맺은 데 있다. 이들 기업의 플랫폼을 판매처로 활용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안전성을 믿고 거래했다는 얘기다.

지난달 19일부터 하나금융 하나멤버스는 머지플러스 연간 구독권 판매 제휴를 맺고, 자사 포인트인 하나머니를 캐시백 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토스나 페이코도 비슷한 성격의 이벤트를 진행해 머지플러스 연간구독권과 포인트 판매가 급증했다.

KB국민카드는 연내 머지플러스 이용 혜택을 담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출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KB금융의 모바일 결제 앱인 KB페이와도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히면서 머지플러스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진 셈이다.

이로 인해 머지플러스 누적 가입자는 약 100만명. 포인트 발행금액은 약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지플러스는 현재 입장문을 내고 전자금융업에 등록해 정상화를 꾀하고 PLCC카드를 통해 카드결제망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업이 정상화될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불안한 소비자들은 환불을 요구하고 있지만, 예치금이 회사에 제대로 쌓여있는지도 확인이 어려워 환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용객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지만 토스, 하나멤버스 등 제휴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단순히 포인트 판매 계약만을 맺은 것이기 때문에 머지플러스의 문제로 환급이 어려워진 것은 해당 회사에서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토스 관계자는 “당사도 당혹스러운 입장으로, 단순히 판매 제휴를 맺은 것이고 서비스 운영은 전적으로 머지플러스가 했기 때문에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나멤버스 담당자도 “이벤트도 진행 중인 상황이라 당황스럽지만 당장은 머지플러스가 제시한 해결책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자금융업 등록 등을 거치면 정상화 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측도 머지플러스의 입장만을 기다리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현재는 MOU만 맺은 상태로 상품 출시로 이어질지는 머지플러스 회사의 사정이 어떻게 회복될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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