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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박지원호 국정원 1년…남북관계 물꼬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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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기자

승인 : 2021. 07.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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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박지원호 국가정보원이 29일 출범 1년을 맞는다. 지난 1년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는 긍정적이다. ‘일 잘하는 국정원, 미래로 가는 국정원, 집처럼 따뜻한 국정원’이라는 이른바 ‘일미집’ 개혁을 잘 추진해 왔다는 게 주된 평가다. 다만 아쉬웠던 건 여러 가지 이유로 꽉 막혀 있었던 남북관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9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막혀있고 멈춰있는 남북관계를 움직여 나갈 소명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며 가장 오랜 경험과 풍부한 경륜을 갖춘 분”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박 원장은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그 후로 1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남북관계는 한 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박 원장은 지인들을 만나면 입버릇처럼 “제가 아직 밥값을 하지 못하고 있어 송구하다”고 해왔다고 한다. 남북관계 개선에서 자신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자책일 것이다.

그런데 박 원장 취임 1주년을 이틀 앞둔 27일 답답했던 남북관계에 ‘청신호’가 켜졌다. 단절 13개월 만에 남북의 통신이 다시 연결됐다. 이 과정에 박 원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박 원장의 역할로 미뤄보면 일정 부분 기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박 원장이 지난달 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남북 간에 ‘의미있는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 한다.
잘 알려지는 않았지만 박 원장은 취임 이후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다. 대통령 비서실장·국회의원 등 오랜 공직 생활을 지내며 쌓아온 다양한 해외 인맥을 십분 활용해 각국 고위 인사와의 교류, 해외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현안을 푸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특히 박 원장은 미국 바이든 정부가 ‘2018년 미북 싱가포르 합의’에 기초해 대북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물꼬는 터졌다. 남은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한반도의 운명’이라는 큰 짐을 짊어진 박 원장이 좀 더 힘을 내 주길 기대해 본다.
이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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