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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예약 시스템 ‘먹통’에 ‘뒷문 예약’까지…50대 백신 접종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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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람 기자

승인 : 2021. 07. 20. 16:12

53~54세 접종 대상자 150만명인데 600만명 몰리자 '예약서버' 마비
사전예약 접속 대기
53~54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된 19일 오후 11시 30분께 접속자 폭주로 ‘먹통’ 현상이 발생했다. /질병관리청
만 53~54세(1967~1968년 출생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에서 또 ‘먹통’ 현상이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예약 대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약 대상 연령을 세분화하고 서버 안정화 작업을 진행했지만, 수십만명이 밤늦도록 불편을 겪어 예약 시스템의 허술함을 계속 드러냈다.

20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53~54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에 약 600만명의 예약 대기자가 발생했다. 53~54세 접종 대상자가 150만5074명인 점을 고려하면 접속자가 약 4배에 달하는 셈이다.

질병관리청은 사전예약의 안정적 진행을 위해 전날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두 차례에 걸쳐 서버 안정화와 증설 작업을 했으나, 접속은 원활하지 못했다.

신청자가 한 번에 몰리면서 ‘대상자가 아니다’ ‘relay.kdca.go.kr(질병관리청 예약시스템 주소)에서 연결을 거부했습니다’라는 문구가 표시되며 홈페이지 접속이 아예 안 되는 경우도 속출했다.
방역당국은 접속자 쏠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후 10시부터 긴급 클라우드 서버 증설 작업을 진행한 뒤 사전예약을 재개했으나 오후 10시를 넘겨서도 접속 지연 현상은 여전했다.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와 돌봄 인력 대상의 접종 예약이 시작된 지난 8일과 55~59세(1962~1966년생) 대상 예약이 시작된 12일에 이어 세 번째로 접종예약 먹통 상황이 발생하면서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하는 소리가 크다.

접종 대상자 권태욱(54·서울 모래내)씨는 “가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수요예측을 못해 접종예약 불통 사태를 야기한 방역당국의 책임이 크다”며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70~80년대 후진적 대응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씨는 “이번 예약불통 사태는 이 정부가 국민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시스템 상 문제도 문제이지만 공무원들의 자세가 큰 문제다. 충분히 우려되는 상황에도 직무태만에 대한 문제가 더 크다”고 질타했다.

이 와중에 온라인상에는 다양한 비공식 루트로 접종 예약에 성공했다는 인증글이 다수 올라오면서 정상적인 예약을 위해 긴 시간 대기의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접종 대상자들의 분노를 더했다.

백신 예약 먹통뿐만이 아니다. 지난주 들어왔어야 했던 모더나 백신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모더나 접종 대상자 50대 일부가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되는 등 50대 접종 계획이 또 변경되면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접종 기한도 8월 25일에서 28일로 연장됐다.

접종 일정이 미뤄지면서 2차 접종시기가 9월 추석연휴와 겹쳐 접종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자 방역당국은 “연휴 기간에는 위탁의료기관별로 근무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접종이 이뤄지지 않는 기관에 대해서는 접종 일정이 잡히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며 “만약 2차 접종일이 연휴 기간에 잡혀있다면 (접종일이) 연휴 이후로 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역당국에 따르면 사전예약을 마친 55~59세 중 오는 26~31일에 접종받게 되는 대상자는 모더나 백신을 맞는다. 다만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대상자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 수도권 지역 가운데 모더나 백신만 접종하는 위탁의료기관(251곳)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도록 했다.

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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