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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 이민자 출신 ‘한심좌’ 카비 라메, 틱톡으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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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희 밀라노 통신원

승인 : 2021. 06. 23. 16:19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 여파로 실직
실직 후 찍은 동영상, 전화위복돼
틱톡 스타 카비 라메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타 카비 라메/사진=카비 라메의 틱톡 영상 캡쳐
이탈리아의 세네갈 출신 이민자인 카비 라메 (Khaby Lame)가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 키아라 페라니(Chiara Ferragni)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넘어서서 화제라고 이탈리아의 인터넷 매체 TPI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 시간으로 22일 기준 카비 라메의 팔로워 수는 2457만명이고, 키아라 페라니는 2400만명이다. 이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의 팔로워 수를 넘어섰으며, 이런 유명세 덕분에 올해 가을 미국에서 윌 스미스와 협업을 할 계획이며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와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도 ‘한심좌’라는 별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보공유 플랫폼 나무위키에도 그가 소개되어 있을 정도이다.

TPI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세네갈의 음바케에서 태어나 1살 때 온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로 이민왔다. 북부의 공업도시 토리노 인근 빈민촌에서 자랐으며, 경제적으로 낙후한 남부 출신의 이탈리아인들, 동유럽 출신들과 어울려 자랐다. 흑인이라고 인종차별을 받은 적은 없다는 그는 어릴 때부터 윌 스미스나 에디 머피를 보면서 코미디언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가정 형편상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인근 공장에 취업해 공기 필터를 검수하는 일을 했다.

인생역전은 지난해 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온 나라에 봉쇄령이 내려졌을 때 찾아왔다. 기간산업과 병원, 슈퍼마켓 등 일부 필수산업을 제외하고 모든 산업체가 문을 닫아야 했다. 영업을 못 하게 된 그의 공장은 직원들을 해고했고, 갓 20살이 된 그도 직장을 잃었다. 불행처럼 보이는 이 일은 그러나 사실은 행운이었다. 그가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틱톡(TikTok)에 만들어 올린 영상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지금도 급속도로 틱톡의 팔로워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1년 안에는 현재 틱톡에서 팔로워 수가 1억1800만명으로 1위인 미국의 찰리 더멜리오 (Charlie D´Amelio)를 제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카비 라메의 틱톡 팔로워 수는 7500만명이다.

그의 영상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어렵게 하는 다른 사람의 동영상을 보여준 후, 쉽게 해내는 자신을 모습을 비교해서 보여준다. 다른 사람의 동영상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 짓는 표정 덕에 국내에서는 ‘한심좌’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예를 들면 최신 영상에서 그는 우유팩을 어렵게 열면서 컵에 따를 때는 줄줄 흘리는 다른 이의 모습을 먼저 보여준다. 그 다음 자신은 간단하게 열고 흘리지 않고 깔끔하게 담아낸다. 그는 한심해하는 표정을 보여주며 36초 길이의 짧은 동영상을 끝냈다. 틱톡은 다른 동영상 서비스와 달리 1분 이내의 영상만 올릴 수 있어, 짧고 감각적인 영상을 선호하는 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MZ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SNS 스타가 되었다고 금방 큰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역설적으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행복하다고 카비 라메는 말한다. 언젠가는 이탈리아의 유명 코미디언 케코 잘로네 (Checco Zalone)처럼 영화를 찍는 것이 꿈이라면서 활짝 웃어 보였다.
정덕희 밀라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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