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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현지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군부는 최근 학교 출석률을 높이기 위해 군인들을 보내 마을 장로와 교사들을 상대로 이같이 겁박하고 있다. 쿠데타 이후 군정 치하에서 국가 행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학교 정상화는 시급한 일이다. 그런데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들이 군부에 대한 반발로 학교 등록과 출석을 거부한다.
군부는 이달 1일부터 전국 공립학교 개학을 지시했지만 이달 초 미얀마 교원연맹(MTF)는 “미얀마 전체 900만명 학생 중 불과 10%인 100만명 미만의 학생들만 등록했고 등록한 학생들 중에서도 등교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나마 학교에 등록해 출석하는 학생들은 미얀마 군인들 자녀거나 군부 영향력이 강한 마을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군부는 MTF의 출석률 발표를 부정했다. 군부는 기자회견에서 “올해 전국에서 등록한 410만명의 학생 중 약 320만명의 학생들이 출석했다”고 반박했다.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고 있는 미얀마 양곤의 교사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부탁을 받고 다른 교사들에게 상황을 확인해봤지만 군부가 발표한 숫자는 터무니없다”며 “쿠데타 이후 벌어지고 있는 유혈사태 등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대다수 학생들과 교사들은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군부 영향력이 미치는 지역에서만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고 교실 대부분이 텅텅 비었다”고 알렸다. 그는 “곳곳에서 군경이나 군부가 파견한 관리들이 학생들을 등교시키려 하고 있지만 보내려는 학부모도, 가르치려는 교사들도 없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군부는 마을 곳곳으로 군인을 보내 학생들의 등교를 종용하고 있다. 일례로 학생 180명 중 단 4명만이 등록한 미얀마 남부 타닌타리 관구의 깐 모 마을을 찾은 군 장교는 마을 장로와 교사들에게 출석률을 높일 것을 지시하며 협박했다. 이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군부가 파견한 흘라 묘 툰 대령은 마을 장로와 교사들에게 이달 21일까지 적어도 작년 학생 수의 절반인 90명이 출석해야 한다며 “만일 21일까지 (90명의)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을 경우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할지 두고 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라와디는 공개된 영상에서 그가 해당 마을의 집집마다 들러 학생들을 붙잡아 올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을 거부하는 모든 학부모들은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그럼에도 군부 치하에서 미얀마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미얀마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인 영국발 알파 변이·인도발 델타 변이와 카파 변이가 확인된 데다 확진자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교 2주가 지난 14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373건의 확진 사례 중 264건이 양곤의 사립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탓에 학교는 또 다른 감염 핫스팟으로 떠올랐다. 이라와디는 “(흘라 묘 툰) 대령과 군부는 학교의 학생 수 걱정보다는 코로나19 예방과 환자 치료 준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낫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