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주회장 1년 연임
권광석 우리은행장 재선임 결정
여성 사외이사 영입 경쟁 활발
'주주 달래기' 중간 배당 추진
ESG 전담부서 신설 등 논의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신한금융지주를 필두로 26일 KB·하나·우리금융지주와 지주 산하 은행들이 정기 주총을 잇달아 연다.
최대 관심사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다. 지난달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된 김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 30% 조기 달성, 포트폴리오와 영업채널 다변화 등의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로운 임기 1년을 이어가게 될 김 회장이 풀어야 할 주요 과제는 디지털 혁신, 실적 향상,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 등이다.
박성호 하나은행장 내정자의 지주 이사회 합류에도 업계 이목이 쏠린다. 하나금융지주는 2018년부터 ‘김정태 1인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해왔으나 올해 박성호 내정자를 비상임이사로 선임함에 따라 이사회 내부인사는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다른 금융지주처럼 은행장 또는 지주 임원이 참여하는 이사회를 꾸리려는 취지다. 박 내정자는 올해 은행장 취임과 동시에 지주 이사회에서도 활동하게 되면서 차기 회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임기를 마친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지주 부회장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더해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1년 연임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지주 비상무이사 재선임도 각 금융그룹 주총에서 확정된다.
금융당국 출신과 여성 사외이사 영입 경쟁도 이번 주총의 화두다. KB국민은행은 사외이사 권숙교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재선임하지 않고,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서태종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 위원장을 선임하기로 했다. KB증권도 민병현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신임 감사위원으로 단독 추천했다. 사모펀드 등 각종 금융사고가 잇달아 터진 금융권에서 당국과의 소통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같은 업종 감독·감시자로서 쌓아온 오랜 직무 수행 경험과 전문성을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회사가 감독당국 출신 사외이사에게 본연의 업무를 넘어서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는 측면도 무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최대 재임 기간을 채운 기존 여성 사외이사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 대신 권숙교 고문을 영입했다. 경쟁사의 사외이사를 바로 영입한 데는 여성 사외이사의 인력 풀이 제한적인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ICT 분야 실무와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 필요했다”며 “권 고문은 우리금융그룹 IT전문계열사인 우리FIS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해 디지털 전문 사외이사로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도 주요 현안이다. 올해 금융사들은 당국의 배당 억제 기조로 배당 성향을 최대 7%포인트 축소했다. 이에 중간배당 등을 통해 주주 이탈을 막기에 나섰다. 먼저 신한금융지주가 분기 배당을 정관에 명시하는 정관 변경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하반기 중간배당에 나설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도 자본준비금 가운데 4조원을 배당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하기 위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상정했다.
주총의 또 다른 키워드는 ESG 전담 위원회 신설이다. 신한금융지주가 ESG전략위원회, 하나금융지주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우리금융지주는 ESG경영위원회를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에 새로 설립하기로 했다. KB금융지주는 이미 지난해 ESG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로써 4대 금융그룹 모두 이사회 산하에 ‘ESG 컨트롤타워’를 두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직속으로 ESG 관련 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ESG가 그룹 경영에 주된 이슈로 부상했음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