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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이슈]사우디, 여성인권 운동가 징역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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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0. 12. 29. 16:28

Saudi Rights <YONHAP NO-3440> (AP)
2014년 11월 3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인권운동가인 루자인 알하틀로울이 아랍에미리트-사우디 국경을 운전했다. 알하틀로울은 해당 과정을 개인 SNS를 통해 생중계했다. 28일 그녀는 5년 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사진 = AP연합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 인권운동가에게 5년 8개월의 징역을 선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테러전담법원은 사우디 여권신장을 위해 활동해 온 여성 인권운동가 로우자인 알하틀로울(31세)이 사우디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알하틀로울은 로이터를 포함한 외국 언론 및 외국 외교관과 여성의 권리에 대해 대화하고 사우디 정치체제를 비판하는 등 국가 안보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다.

알하틀로울은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다. 2014년에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사우디까지 운전하는 모습을 개인 SNS를 통해 생중계하며, 여성 운전이 금지된 사우디의 현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일로 알하틀로울은 약 10명의 다른 여성 운동가와 함께 체포됐으며, 이후 사우디 당국은 2018년 6월 여성 운전을 합법이라며 허용했다. 그녀는 이 외에도 남성후견인제도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수차례 수감되기를 반복했으며 재판이 진행되기 전부터 독방에 구금되어 있었다.

이번 사우디 법원의 판결에 대해 국제 사회의 시선은 따갑다. 유엔의 인권 전문가들과 미국 및 유럽 국회의원들은 이전부터 알하틀로울에 대한 체포가 ‘비논리적’이라며 석방을 촉구해왔다. 인권단체와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가 구금되는 동안 채찍질과 전기고문 등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우디 당국은 해당 혐의를 부인했다.
로이터, AP통신에 따르면 알하틀로울의 가족은 “반체제인사가 아니라 사회활동가”라며 항소를 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징역 20년을 구형했던 사우디 검찰 측도 항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선고로 미국과 사우디 간의 갈등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당선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사우디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지난달 CNBC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은 2018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반체제 성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공작원들의 배후에 사우디 왕실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한 바이든은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에 대한 지원을 멈추고 무기 판매도 중단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의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반은 알하틀로울에 대한 선고가 부당하다고 말하며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침해가 발생하는 모든 곳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는 알하틀로울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한 바 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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