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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의 자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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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 07. 27. 04:00

아시아투데이 자문위원장, 전 방송통신위원장
선거보도, 신문 개입의 불공성 소지 커
허위정보·가짜뉴스 마땅히 금지돼야 해
후보자 텔레비전 토론, 최대한 자유 보장
이효성 자문위원장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자문위원장
대법원 전원 합의체는 지난 7월 16일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자유선거의 원칙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기능하는 선거의 공정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한 선거운동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해야 하고 선거운동의 자유는 곧 표현의 자유”라고 밝혔다. 특히 대법원은 “공적·정치적 관심사에 대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헌법상 권리로서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이 갖는 정치적 파장이나 논란은 차치하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 원칙 의의를 살펴보자.

공직자를 선출하는 선거는 민주주의 꽃으로 불린다. 하지만 선거가 진정한 민주주의 꽃이 되기 위해서는 선거가 공정해야 한다. 선거가 공정하기 위해서는 선거가 관권·금권·언권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한국은 그동안 정치의 민주화와 돈 들지 않는 선거를 위한 선거법의 개정으로 선거가 관권과 금권의 개입으로 불공정해지는 일은 없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언론, 특히 신문의 개입에 의한 불공정 소지는 크다. 신문은 전통적으로 정파성을 갖고 있고 그것이 허용돼 왔다. 게다가 우리의 몇몇 신문들은 정파성이 지나쳐 매우 편파적인 보도를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은 것도 사실이다. 언론들의 선거보도가 편파적일수록 유권자들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며, 결국 선거는 불공정한 것이 되고 만다.

선거보도, 신문 개입의 불공성 소지
게다가 언론의 선거보도는 유권자가 좋은 후보를 판별하는 데에는 부적합하다. 일반적으로 선거보도는 흥미 위주의 보도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유권자는 대체로 선거보도가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나 정강정책과 같은 좋은 후보를 고르는 데 도움을 주는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보도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하지만 누가 어떤 선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 선거 판세는 어떤지, 또 지지도에서 누가 앞서고 있는지 등에 관한 흥미 위주의 보도에는 관심이 많다. 그래서 선거보도는 어쩔 수 없이 누가 이기고 있는가를 다루는 ‘경마 저널리즘’으로 흐르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언론에 좋은 후보를 고르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하면서도 흥미를 유발하는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바로 후보자 텔레비전(TV) 토론이다. 텔레비전 토론은 후보자들이 직접 서로 대결을 벌이기에 많은 유권자들이 흥미를 갖고 지켜본다. 따라서 후보자에게 돈을 들이지 않고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무엇보다 질문과 답변, 발언 기회와 시간에서 엄격히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 불공정의 여지도 없다.

후보자 텔레비전 토론, 최대한 자유 보장

후보자 토론의 가장 큰 장점은 성품과 적합성을 판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토론하는 과정에서 후보자의 인품, 자질, 태도, 성격, 지성, 지식, 정책, 공약, 비전, 지도력 등이 여실히 드러난다. 말하자면 텔레비전 토론은 선거보도가 잘 전하지 못하는, 후보자를 판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들을 전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후보자 텔레비전 토론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거나 권장한다.

후보자 텔레비전 토론이 장점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활발하고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려면 후보자는 자기의 주장과 의견을 과감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나타나는 실언이나 애매한 내용, 일부 반사실적인 내용도 어느 정도 허용해야 한다. 물론 조작된 허위 정보나 근거 없는 가짜 뉴스는 마땅히 금지돼야 한다. 하지만 텔레비전 토론에서의 모든 발언이 그 진실성이나 사실성 여부에 구애돼야 한다면 토론이 자유롭거나 활성화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후보를 판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일한 수단이 제대로 구실을 하기가 어렵게 된다. 이번 대법원의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련 판결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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