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익 395억, 4년새 4배↑
자산규모도 4조원 가까이 증가
내달 임기만료에도 재연임 가능
올해 자산 '10조클럽' 진입 목표
배구단 창단으로 이미지도 개선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거래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명 간 전면 개편해 선보일 OK모바일뱅킹은 창립 20주년을 맞은 OK저축은행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혹평과 함께 저축은행업계 특성상 여·수신 거래가 자체 전산망에서 가능한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한 곳이 SBI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 정도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선봉장 대열에 합류했다는 호평이 엇갈린다. 중장기 과제인 대부업 자산 흡수 연착륙, 이에 따른 자산 10조 클럽 진입, 업계 1위사인 SBI저축은행 추월 등 정 대표에게 남겨진 과제가 산적한 점을 고려하면 OK모바일뱅킹의 가교 역할은 막중하다. 러시앤캐시로 이름을 알린 아프로서비스그룹에 합류하면서 얻은 대부업 특유의 부정적인 이미지 개선도 현재진행형이다.
2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내달 3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정 대표는 취임 후 기존 아프로서비스그룹 임직원들과 피인수된 저축은행 직원 간 융합을 이끌어내며 지금의 OK저축은행을 만드는 데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곧장 실적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올 1분기에는 395억원의 순익을 거뒀는데, 정 대표가 취임하던 해인 2016년 연간 순익 92억원의 4배가 넘는다. 자산 규모 역시 3조5482억원에서 7조3062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전년동기대비로 비교해봐도 각각 128.3%, 26.9% 폭증한 수준이다.
특히 2024년까지 정리해야 하는 대부업 자산 1조7000억원 규모가 OK저축은행으로의 흡수가 완료된다면 업계 선두인 SBI저축은행이 올 1분기말 기록한 9조원은 가뿐히 뛰어넘을 전망이다. 업계에서 근시일내에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간 선두 쟁탈전이 일어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정 대표는 OK저축은행의 재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전면 개편한 OK모바일뱅킹을 이달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OK저축은행 모바일 앱은 자체 전산망을 이용하지 못하고 수신거래를 위해선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 모바일 앱인 SB톡톡으로 넘어가야만 했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디지털뱅크처럼 구동하지 못해 고객 입장에선 불편함이 많았다. 이번에 개편되는 OK모바일뱅킹은 저축은행중앙회의 오픈API에 연계해 수신거래 과정을 간소화시킴으로써 고객 입장에선 자체 앱에서 구동하는 것처럼 보여지도록 사용자 환경이 구축된다. 즉, 기존엔 OK저축은행 앱과 저축은행중앙회의 SB톡톡 앱 모두 있어야 했지만 이번 개편으로 SB톡톡을 따로 다운로드받지 않아도 된다. OK저축은행 입장에선 그동안 제대로 된 칼과 방패 없이 디지털 환경에서 경쟁해온 셈이라 이번 모바일뱅킹 개편으로 반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를 토대로 올 하반기에도 전사적인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이뤄나간다는 방침이다.
포트폴리오의 경우 기업금융과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이 50 대 50으로 고루 분포돼 있어 균형을 이뤘다는 평가다. 다만, 기업금융을 뜯어보면 중소기업 위주로 재편된 상태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업대출 비중을 늘려 올 연말 8조4000억원 규모 자산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저축은행업권 특성상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중신용자들이나 개인사업자·중소기업들이 찾기 때문이다. 충당금을 대폭 쌓으면서 건전성도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될 전망인 탓이다. 충당금은 빌려준 대출금을 차주가 제대로 갚지 못할 것에 대비해 금융사들이 미리 쌓아두는 돈으로, 회계상 비용 처리를 한다.
배구단을 직접 창단한 것도 정 대표의 업적으로 분류된다. OK저축은행이 통합되기 전 창단된 러시앤캐시 베스피그 프로배구단장을 맡으면서 선수단 구성부터 많은 애착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토대로 OK금융그룹 차원에서의 스포츠 사회공헌 활동은 업권 통틀어서 가장 활발하다. 이를 통해 불법사채와 혼동이 심했던 대부업의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 개선에 힘쓰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며 제도권 금융이라는 인식을 심는 중이다. OK저축은행의 대표 캐릭터인 ‘읏맨’을 활용해 공익적 메시지를 담은 광고도 같은 맥락이다. 일례로 최근 온에어하기 시작한 ‘얘두사’ 편은 경제를 위협하는 부동산 투기를 읏맨이 물리친다는 내용을 담았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모바일뱅킹 개편은 더 많은 고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안정화와 편의성 증대를 목표로 진행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금융권의 건전성 문제가 부각된 만큼 사태 극복에 힘을 보태고, 실제 피해 영업점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체 영업체계를 구축 및 가동하는 내용의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