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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다음엔 ‘인종차별 시위’…미 소매업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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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0. 06. 01. 14:24

America Protests California <YONHAP NO-3195> (AP)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시민들이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팻말을 들고 지난 25일 발생한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하고 있다./사진=AP, 연합
미국 흑인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대규모 항의시위가 미국 각지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미국 소매업이 이번 사태로 또다시 위기에 빠졌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을 과잉 진압하는 과정에서 흑인 남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된 시위는 전국적 폭력 시위로 번졌다. 시위가 격화한 일부 지역에서는 약탈과 방화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은 황급히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TGT)은 이날 미국 전역의 약 200개 점포를 임시 폐쇄하거나 영업 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흑인 사망 사건 현장 인근인 레이크스트리트 매장은 나무판으로 문을 봉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TGT는 전했다.

또 다른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도 지난 29일 항의 시위가 발생한 미니애폴리스와 애틀랜타의 일부 매장을 폐쇄하고 31일 수백 개 매장의 오후 영업을 중단했다. 월마트 관계자는 “각 매장과 주변 상황에 따라 운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고가 브랜드 매장은 특히 피해가 크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은 포틀랜드,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등 각지의 매장이 공격을 받아 일부 점포를 임시 폐쇄했다. 애플은 폐쇄 매장과 폐쇄 기간 등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애플스토어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 영업을 중지했다가 지난달부터 점진적으로 영업 재개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시위로 인해 며칠 만에 다시 문을 닫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고급 쇼핑몰 로데오 드라이브에 입점해 있는 알렉산더맥퀸과 구찌 매장도 약탈의 대상이 됐다. 로데오 드라이브 곳곳에는 ‘부자들을 잡아먹어라(Eat the rich)’라는 낙서가 쓰여있다.

대표적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은 직원의 안전을 위해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 등 시위가 격렬한 지역의 배송 업무를 축소하고 배송 경로를 변경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퍼 스털링의 로버트 피프스 이사는 “사회적 불안은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를 위축시킨다”며 “이런 불안이 소매업과 식당과 같은 특정 사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소매업은 코로나19 사태로 기록적인 침체를 겪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16.4% 감소하며 통계 집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시위 확산으로 경제활동 재개가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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