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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 동결보존으로 자궁내막증 여성 가임력 보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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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0. 04. 20. 09:52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
자궁내막증 여성의 가임력 보존을 위한 ‘난자 동결보존’법의 효용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입증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산부인과 난임·가임력보존 클리닉 이정렬<사진> 교수팀(김세정 전임의)이 자궁내막증을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난소 기능이 저하되고 치료를 위한 수술 시에도 난소기능이 더욱 저할될 수 있어 미리 난자 동결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산부인과 생식내분비 분야 저명 저널 ‘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 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교수팀은 자궁내막증 중에서도 난소에 자궁내막종이 발생한 여성을 대상으로 수술 전 난자를 채취해 동결보관하고 그 후에 자궁내막종을 수술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연구를 위해 난소 자궁내막종이 있는 환자 중 난소기능이 저하돼 있고, 임신 계획이 있는 34명을 대상으로 50주기의 과배란 유도를 통해 난자를 채취하고 동결보존했다. 가임력 보존을 시행한 후 자궁내막종 수술을 실시했다.
그 결과 연구 대상자의 수술 전 자궁내막종 크기는 평균 6.0cm, 평균 나이는 30.7세였다. 난소기능을 나타내는 호르몬인 항뮬러관 호르몬(AMH)수치는 평균 1.85ng/mL로 나이에 비해 저하됐다. 주기 당 채취된 난자 수는 평균 6.3개, 동결보존된 난자 수는 자궁내막종이 한쪽에만 있는 경우 5.7개, 양쪽에 있는 경우는 4.1개로 확인됐다.

한 번의 채취로 충분한 수의 난자를 동결하지 못한 경우 서너차례 반복하면서 난자 채취를 시행했고, 반복해 채취를 했어도 채취된 난자의 수는 감소하지 않았으며 반복한 만큼 많은 수의 난자를 동결 할 수 있었다고 교수팀은 설명했다.

동일 연령의 자궁내막종이 있는 여성과 자궁내막종이 없는 난임 여성을 비교한 결과, 자궁내막종 여성에서 채취된 난자수는 5.4개, 그렇지 않은 여성에서 채취된 난자수는 8.1개였다. 결과적으로 자궁내막종이 있는 여성은 같은 연령에도 불구하고 난소기능이 떨어져 채취되는 난자수가 더 적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교수팀은 덧붙였다.

이정렬 교수는 “자궁내막종이 있는 여성은 난소기능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고 수술 후에는 더욱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미혼이거나 출산 계획이 있다면 수술 전 가임력 보존이 필요하다”며 “아직까지는 수술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수술 전 난자 동결보존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이외의 난소, 나팔관, 복막 등에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가임기 여성의 약 6~10%에서 발생할 정도로 비교적 흔하고 최근 그 발생 빈도 역시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비정상적인 자궁내막 조직은 임신 능력을 떨어뜨려 불임을 유발하고 월경통, 성교통, 만성 골반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질환이어서 조기발견·치료가 중요하다. 방치시에는 악화돼 약물치료나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난소에 생긴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혹, 즉 자궁내막종이 발생한 경우에는 난소기능의 감소에 따라 가임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내막종은 약물 치료만으로 완치되기는 어려워 혹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받기도 한다. 자궁내막종 수술 후에는 난소기능이 더욱 저하 될 수밖에 없어 가임력이 저하된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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