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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형 패스트패션 체인, 하청 주문 취소에 아시아 공장들 ‘직격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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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령 하이델베르크 통신원

승인 : 2020. 04. 14. 08:35

독일 ARD "패스트패션 체인, 코로나19 대유행 손실 줄이기 위해 주문 취소"
"H&M·C&A, 완성된 제품 대금도 미지불...아시아 노동자 생존 위기"
법률단체 "불공정 구매관행 이용...위기 속 노동자 도울 차례"
재봉공장
유럽 대형 패스트패션 체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아시아 하도급 생산공장과의 주문계약을 파기하면서 현지 노동자들이 큰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다고 독일 국영방송 ARD가 13일(현지시간)보도했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유럽의 대형 패스트패션 체인들이 아시아 하도급 생산공장과의 주문계약을 잇달아 취소, 현지 노동자들이 큰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ARD는 13일(현지시간) 국제인권감시단체(HRW)의 보고서를 인용해 유럽 대형 패스트패션 체인들이 코로나19 위기를 이유로 아시아 하도급 생산공장과의 주문계약을 취소하고, 이미 완성된 제품에 대한 대금도 지불하지 않아 현지 노동자들이 생존 위협까지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통행 제한·금지령을 선포하고, 식료품점 및 슈퍼마켓·약국·병원 등을 제외한 비필수 사업장은 모두 폐쇄한 상태다.

이에 스웨덴에 본사를 에이치엔엠(H&M), 벨기에와 독일에 본사를 둔 씨엔에이(C&A) 등 패스트패션 체인들은 예상 매출 감소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고자 아시아의 하도급 생산공장과의 주문계약을 잇달아 취소했다.
아루나 카쉬얍 HRW 법률 고문은 “유럽 대형 패스트패션 체인에 의류를 납품하는 수십만 명의 재봉 노동자들은 4월 임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해있다”며 “심지어 많은 회사가 주문을 받아 이미 완성된 제품에 대해서도 주문을 취소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떠넘겨졌다”고 설명했다.

하도급 재봉공장 대부분은 캄보디아·미얀바·방글라데시에 있으며 캄보디아에만 110개 이상의 의류 공장이 약 10만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여성법률단체 펨넷에 따르면 이미 코로나19 위기로 방글라데시에서만 1000개 이상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미얀마 양곤에서는 에이치엔엠과 넥스트 의류를 생산하는 재봉공장의 근로자 중 680명이 주문 취소로 인한 타격으로 해고됐다.

HRW는 미얀마와 캄보디아에서도 이미 백만 명의 근로자들이 해고되거나 무급 휴가로 돌려졌으며, 이들이 최소한의 식사나 거주 비용을 지불하지 못해 생존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카쉬얍 고문은 “다국적 기업들이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손실을 막기 위해 불공정한 구매 관행을 이용했다”며 “그동안 아시아 재봉공장에서 저임금으로 수익을 올려왔던 유럽의 대형 패스트 패션 체인들이 이번에는 위기 속에서 노동자들을 도와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서주령 하이델베르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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