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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덮친 사스·메르스·코로나19…감염병별 실적 충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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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만 기자

승인 : 2020. 03. 25. 06:00

사스 당시 경기침체 우려에 영업익 14% 감소
메르스 땐 '영향 無'…전 분기 대비 15% 증가
확산에 충격파 더할 듯…1분기 컨센서스 하향세
소비위축, 올림픽 연기로 스마트폰·TV 영향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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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산업계에 ‘코로나쇼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 역시 코로나19 영향권에 들면서 올해 연간 경영 계획이나 마케팅 전략 등을 재정비해야 할 처지다. 삼성전자는 앞서 2003년 사스(SARS·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영업이익이 두 자리수 감소한 바 있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실적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스 직격탄 맞은 삼성전자, 메르스는 ‘영향 無’
2000년 이후 대표적인 유행성 감염병으로 불리는 사스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마주한 삼성전자의 실적 충격은 대조적이다.

2003년 3월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사스는 현재의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공급망 붕괴 우려와 함께 생산라인의 ‘셧다운’ 공포로까지 이어졌다.

삼성전자 역시 전세계적으로 퍼진 사스 사태의 영향권에 들면서 2003년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1조1605억원으로 그해 1분기와 비교해 14.1% 줄어들었다. 사스와 함께 이라크 전쟁 등 악재가 겹치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된 것이 실적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당시 삼성전자는 불안한 대외 여건으로 중국 및 동남아 휴대폰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등 사업 실적이 부진하면서 전사적인 비용 절감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반면 2015년 5월 국내를 강타한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실적 측면에서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조897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5% 늘었고, 3분기 영업이익도 7조3933억원으로 2분기보다 7% 증가했다. 이는 메르스 사태가 중동과 한국에서 피해가 집중됐을 뿐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유행성 감염병이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비교적 단기에 국지적으로 발병한 사스·메르스와 달리 코로나19의 경우 세계적 확산에 비춰 수출과 제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상황이 장기화되면 주요국의 경기 침체로 전이될 가능성이 적지 않고 이 경우 더 큰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라 삼성전자의 국내외 생산 공장도 잇따라 셧다운되는 등 조업 차질도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구미사업장에 이어 슬로바키아 TV 공장,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이 가동 중단됐으며, TV·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도 29일까지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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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1월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 생산라인 내 스마트폰 조립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TV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마나우스 공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제공=삼성전자
◇실적 눈높이 낮아지는 삼성전자…2분기 영향 더 클 듯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증권가도 삼성전자 실적 전망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한달 전과 비교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조4877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9.4%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6% 줄어든 56조2584억원으로 내다봤다.

1개월 전 컨센서스가 매출액 56조6277억원, 영업이익 6조6079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각각 0.6%, 2% 하향 조정된 것으로, 최근 증권사들이 내놓는 전망치가 평균치보다 하회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증권도 24일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6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6%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해도 반도체나 가전 등은 타 업종에 비해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됐으나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반도체의 경우 재택근무와 온라인 쇼핑 등으로 데이터센터의 투자 확대 등 서버 수요는 늘어나지만 모바일을 중심으로 수요 감소가 우려되면서 코로나19가 반등을 노리던 반도체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경기 침체에 따른 글로벌 소비 위축으로 가전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것도 향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유로2020’ 1년 연기 결정에 이어 7월 개막 예정이던 도쿄올림픽도 아베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21년으로 연기하는 데 합의하면서 TV 판매 등 관련 마케팅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1분기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반도체 실적 개선에도 IT·모바일(IM)과 소비자가전(CE) 등 완제품 사업부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올해 스마트폰과 TV 수요 시장 성장률도 각각 지난해보다 3.9%, 4.6%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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