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점 안으로 들어서니 시멘트 질감을 그대로 노출시킨 벽과 KB국민은행 색상인 노란색 포인트의 철제 인테리어가 ‘디지털KB’ 전광판을 감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인테리어 디자인도 젊은 층을 겨냥한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로 기존 건물을 재생한다는 의미”라며 “기존 은행 영업점과는 달리 천장 등의 노출을 그대로 보여주는 스틸 느낌의 디자인 요소를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문을 연 디지털셀프점은 모든 업무가 디지털기기를 통해서 이뤄지는 KB국민은행의 첫 무인점포다. 디지털기기가 익숙한 젊은 층을 겨냥해 서울교대 캠퍼스 바로 앞에 위치했다. 통장이나 카드 없이 정맥인증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STM(Smart Teller Machine)과 현금 자동입출금기(ATM)가 2대씩 설치됐고 한쪽엔 고객들이 쉴 수 있도록 소파 등이 놓여 있는 게 전부다. 영업점을 총괄·관리하는 점장도 없다. 대신 매니저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며 디지털기기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고객이 원하면 인근 지점에 상담 예약을 잡아준다. 영업점 현장 근무 경력을 보유한 희망퇴직 인력을 재고용해 금융에 대한 전문성도 갖췄다. 매니저가 퇴근한 후에도 오후 11시30분까지 디지털 기기들을 이용할 수 있다.
오픈 첫 날에만 50~60명의 고객들이 찾았다. 이 중 20~30명 정도만 금융거래를 이용했고, 나머지 고객들은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며 머물다 갔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은행이 줬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고객에게 친숙한 느낌을 줘 은행 문턱을 넘기 쉽도록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이 지점 매니저는 “바쁜 현대인의 특성을 반영해 간단한 금융거래는 스마트기기를 이용하도록 꾸며진 지점이라 고객 회전율이 높은 편”이라며 “주 방문객들은 대학 캠퍼스 앞이다 보니 대학생들은 물론 법원과 법률사무소 등도 있어 전문직에 종사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교대 앞 디지털셀프점은 파트너십그룹(PG) 영업체계를 고도화한 ‘PG 2.0’ 채널 전략 일환으로 개점됐다. 같은 날 오픈한 1~4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는 서초동종합금융센터도 KB국민은행의 또 다른 실험이다. 2016년부터 운영된 KB국민은행의 PG는 일정 지역의 6~7개 지점을 묶어 거점지점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공동영업 체계다.
|
KB국민은행의 이 같은 실험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연초 김포운양점을 무서류·무현금 기반 디지털금융 점포로 문을 연 뒤 이를 다양하게 변형시키는 중이다. 서초PG 중에서도 남부터미널지점을 조만간 현금거래 없는 디지털점포로 전환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PG 2.0 영업체계는 확장된 금융서비스 제공과 디지털 기반 하이 터치를 통해 고객중심 가치를 실현할 것”이라며 “일정기간 시범운영 후 다른 파트너십 그룹에도 PG 2.0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