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수출지원기관 6282억달러 기대했지만...
반도체 추락에 수출 비관론 현실화
2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019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에서 올해 수출이 6.4% 줄어든 566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얼마전 올해 수출전망치를 6000억 달러 밑으로 처음 제시한 산업연구원의 5692억달러보다 더 낮아진 수치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사상 최초 6000억 달러를 넘어선 6049억 달러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정부는 2년 연속 6000억 달러 돌파를 달성하겠다고 자신했고 국내 한 수출지원기관은 전망치를 ‘6282억 달러’로 구체화 하기도 했다.
예측은 모두 빗나갈 것 같다. 우리나라 수출을 홀로 견인해 온 효자 ‘반도체’의 추락이 이유다. 이와관련 국제무역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연간 수출액이 전년 대비 21.1% 감소해 1000억 달러에 머물 것으로 봤다.
정부는 연초부터 올해 수출이 하반기 크게 개선 될 것이라는 ‘상저하고’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단가 하락이 2분기 들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역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 등으로 수출 회복시점은 4분기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신산업연구실 연구원도 “올해 7~8% 수준의 반도체 성장을 예상했지만,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화웨이 사태에 따라 하반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대비 8.6% 추락해 2710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액 감소 이유는 81.2%는 단가 하락에 기인했고 그 중 반도체 영향이 60.2%에 달한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중국 제조경기가 부진해 수입 수요가 줄은 영향도 있다. 정확한 상반기 성적표는 내달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다.
하반기도 4.3% 줄어든 2950억 달러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 급감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무역연구원은 올해 530억달러 흑자로 봤다. 이는 지난해 대비 24% 뒷걸음 친 수치다. 산업연구원은 더 부진한 421억달러로 40%나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연구원은 올해 수출에서 전기차·OLED·2차전지가 수출 감소폭을 완화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1~5월 전기차 수출 증가율은 109.2%에 달했고 2차전지는 10.7%, OLED는 4.8% 더 늘었다.
수출시장 다변화에 다소 진전이 있다는 것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신남방·북방 정책에 따라 수출 비중은 동남아 등 남방지역이 19.2%에서 20.6%로, 유라시아 등 북방지역이 3.0%에서 3.9%로 각각 개선된 점이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