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언한 수출 2년 연속 6000억달러 사실상 ‘무산’
미중 무역분쟁 여파… 하반기 산업 전반적 ‘부진’
24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은 2.4%(상반기 2.0%, 하반기 2.7%), 수출은 5692억달러(-5.9%)로 예측됐다. 연간 무역수지 전망치는 421억달러로 지난해 697억 달러에서 39.6% 급감할 것으로 봤다. 당초 정부의 예측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산업연구원측은 “미·중 통상분쟁 장기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최근 중국 화웨이 사태로 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 등 IT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자동차·조선·석유화학·섬유·음식료는 경기둔화 및 수요 위축에 따른 간접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 우리 산업이 미·중 통상분쟁과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수출단가 하락과 글로벌 경쟁 심화 등 수출여건 악화 속에서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봤다.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단가가 하반기에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년동기 대비 수출이 21.3%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화웨이는 SK하이닉스 매출의 12%, 삼성전자의 3%를 차지하는 대형 수요기업으로, 사태가 본격화될 경우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날 이임자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화웨이 사태로 하반기 반도체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며 “올 초 전망만 해도 지난해 대비 7~8% 성장할 것으로 봤는데 하반기 아주 큰 폭의 감소로 전망이 바뀌었다”고 했다.
자동차 수출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친환경차 수출이 늘면서 단가 상승이 예상되나 글로벌 수요 감소와 수출용 위탁생산물량 계약이 완료돼 전년비 0.9%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봤다. 조선 수출은 2017~2018년 수주한 다수의 가스 운반선과 MSC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본격적으로 인도되면서 전년동기비 0.6% 증가가 예상됐다.
철강은 동남아시아의 자국 생산능력이 확대돼 중국·동남아시아 등 수출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국제 철강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돼 하반기 3.5% 하락이 점쳐진다. 정유는 주요 경쟁국 대규모 정제설비 가동 공급 확대로 경쟁이 심화되고 수출단가 상승이 어려워 4.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중국 수입수요가 줄고 중국 관세 인상으로 미국산 제품이 동남아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경쟁이 심화돼 5.8% 급감할 전망이다.
그나마 선전하며 이번에 새롭게 13대 주력산업으로 분류된 이차전지 수출은 중형 이차전지 세계수요 확대에 힘입어 하반기 11.8% 증가해 상반기의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의 공격적인 물량 확대와 빠른 기술 추격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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