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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썼던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 컬링팀 ‘팀 킴’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장반석 경북체육회 감독 등이 선수들에게 부당한 억압과 폭언을 했고 팀 분열을 시도하는 등 선수들의 성장을 막으려 했다고 폭로했다.
‘팀 킴’ 소속 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 5명은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력감과 좌절감 속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더 이상 팀킴은 존재할 수 없고 운동을 그만둬야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용기를 냈다”며 그동안의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이날 선수들은 “최근 장반석 감독이 반박한 내용을 보면 우리의 호소문에 대한 내용이 전부 거짓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감독단의 반박에 대해 재반박했다. 팀 킴은 지난 8일 대한체육회와 경북체육회, 의성군 등에 호소문을 제출하고 컬링 지도부들의 비인격적인 선수 대우와 사라진 상금의 행방 등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을 비롯한 지도부는 9일 언론에 자료를 배포해 선수들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선수들은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김 교수(김 전 부회장) 가족이 한국 컬링을 자신의 뜻대로 하려는 욕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은정은 “근본적 원인은 교수와 가족이 하고 싶은 대로 이끌어가고 싶어서 이렇게 하는 거라 판단한다.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교수님이 원하는 정도만 성장하면 그 이후에는 방해하신다”며 “대한민국 컬링이 발전하고 인기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것보다는 ‘결국에는 컬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고 말씀하고 싶은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평창올림픽 기간에 김 감독이 선수들의 인터뷰를 강하게 통제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선영은 “올림픽 초반부터 경기 후 믹스트존에 나가기 전에 김 감독은 ‘김경두 교수님과 김민정 감독만 언급하면 된다’고 하셨다. 조금이라도 다른 이야기를 하면 그런 말은 굳이 안 해도 된다고 하셨다”고 떠올렸다.
감독단이 선수들의 성장을 싫어한 것을 보여주는 다른 사례도 나왔다. 선수들은 팬들이 준 선물과 편지를 모두 포장이 뜯긴 상태로 받았다고 폭로했다.
김은정은 “감독단은 저희가 외부와 연결돼 있거나 더 성장하면 자신들이 우리를 조절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가 고등학생일 때부터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면 ’왜 대화하느냐‘라고 궁금해하셨다. 인터뷰를 막는 것은 물론, 외부에서 어떤 내용의 편지가 오는지 알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외부와 차단돼서 아무 것도 못한다.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것만 듣게 만드는 방법의 하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은정은 “교수님 가족과 교수님은 우리나라 컬링에 큰 역할을 하고 싶어 하신다. 그 위에서 자신 뜻대로 한국컬링이 돌아가게 하고 싶어하신다. 거기에 선수들을 이용한다. 선수 성장을 막는 이유는 그 단 한 가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