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동안 이어지는 무역전쟁으로 갈등이 첨예화된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백척간두를 향해 치달아가고 있다. 자칫 잘못 하면 상당히 높은 단계의 군사적 긴장까지 유발할 가능성도 농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단정은 미국이 또 다시 중국이 자신들의 앞마당으로 생각하는 대만해협에 함정을 통과시키는 작전을 최근 확정한 사실을 보면 확실히 무리하지 않다고 해야 한다. 미중 관계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20일 전언에 따르면 아직 날짜는 미정이나 늦어도 11월 말까지는 작전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지난 7월 이지스 구축함 2척을 동원, 대만해협을 통과한지 3개월여 만에 재차 작전을 벌이려 하는 목적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대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필요성과 맥락이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잠재적 최대 적인 중국 견제 및 대만에 무기를 대량으로 판매하게 되는 효과 역시 노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AG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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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초 수면 위 이륙에 성공한 중국의 수륙 양용 항공기 AG600. 미국의 지원을 은연 중에 받고 있는 대만에 대한 압박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제공=중국중앙텔리비전(CCTV).
당연히 중국은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말 남중국해에서 양국 함정이 충돌 직전인 41m까지 접근하면서 고조됐던 군사적 긴장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거의 미국과 균등한 수준의 함정들을 보내 맞대응을 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여기에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가중시키면서 미국을 압박하는 방안 역시 검토될 가능성도 높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수륙 양용 항공기 AG600이 최초 수면 위 이륙에 성공함으로써 곧 실전배치될 것이라는 뉘앙스의 뉴스를 20일 보란 듯 인터넷판에 내보낸 국수주의적 신문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의 자세는 이런 측면에서 보면 별로 이상할 게 없다. 길이가 37m인 이 항공기는 지상 활주로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수심 2.5m 이상인 물 위에서도 길이 1500m, 폭 200m의 공간만 있으면 이착륙이 가능하다. 최대 이륙 중량은 53.5t으로 최대 50명이 탑승할 수 있다고 환추스바오는 전했다. 우리 군사과학 기술이 이 정도이니 해볼 테면 해보자는 배짱이 아닌가 여겨진다. 물론 양국 다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만큼 중국과 미국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무척 낮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양국 모두 기싸움에서는 눌리고 싶지 않은 자세를 보이는 것에서 볼 때 충돌 직전까지 긴장을 최대한 고조시킬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전쟁이 쉽게 막을 내리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중국 내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