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니 대통령 "미 협상했던 이란 정부 전복 추구...제재, 경제전쟁·테러"
지난해 트럼프 "로켓맨 자살임무", 리용호 "개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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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부패한 독재’라고 지칭하고 “이란의 지도자들은 혼란과 죽음, 파괴의 씨를 뿌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협상에 초청했던 똑같은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계획을 숨기지 않은 것은 아이러니”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의 협상으로 핵 합의에 도달했던 이란 정부를 전복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대(對)이란 경제제재를 ‘경제전쟁’이며 ‘경제적 테러’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제재와 관련, “이란이 침략적 행위를 계속하는 한 우리는 모든 국가가 이란 정권을 고립시킬 것을 요청한다”며 “11월 5일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원유제재)가 복원될 것이고, 더 많은 것(제재)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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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공방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해 유엔총회 무대에서 주고받았던 설전을 연상시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로켓맨이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며 ‘북한의 완전한 파괴’를 경고했었다.
이에 리 외무상은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1년 후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9·19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것도 흥미롭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연설에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취한 조치를 거론하면서 “김 위원장의 용기와 그가 취한 조치에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주최 오찬 건배사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나의 어조(ton)가 1년 전과는 ‘다소 달랐다’면서 북·미 관계에 엄청난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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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북·미 관계 변화는 이란에도 적용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8일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하고, 90일 유예기간 후인 8월 7일 대이란 경제제재 일부를 재발동하면서도 이란 지도부와의 회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 올린 트윗 글에서 “로하니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 없다”면서도 “어쩌면 미래에 언젠가는 몰라도”라며 이후 회동 가능성은 열어뒀다.
로하니 대통령도 “어떤 국가도 힘으로 대화 테이블에 나올 수는 없다”면서도 “대화보다 더 좋은 길은 없다”며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