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 해운물류 분야의 경우 현대상선·SM상선 등 국내 주요 해운사가 주축이 돼 블록체인 기술을 운송 서비스에 적용해왔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해 삼성SDS를 비롯해 총 38개 민·관·연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결성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해운 물류 수출입 관련 서류 위·변조를 차단하고 종이문서 발행을 최소화하게 돼 문서 발급절차가 간소화됐다는 평가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8월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통해 국적 선사로는 최초로 한-중 구간의 냉동 컨테이너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위한 첫 시험 항차를 마치고 이후 일반 컨테이너로 범위를 확대해 인도·중동·유럽 항로를 대상으로 시험 운항을 완료했다. 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해 수집된 화물의 위치·온도·습도·진동 등 화물 정보를 금융기관과 연계, 화물 운송 중 발생하는 클레임에 대한 명확한 책임소재를 가릴 수 있게 됐다.
최근 현대상선은 2020년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미국 소프트웨어기업 오라클과 공동 연구를 위한 ‘조인트 랩’ 구축도 논의하고 있다. 여기서 오라클은 현대상선의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구조 설계와 이행을 담당하게 된다. 이밖에 현대상선은 지난 2월 정보기술(IT)부문 경력사원을 채용하기도 했다.
SM상선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태국 방콕과 베트남 호찌민으로 화물 운송에 나섰다. SM상선은 주요 선사들과 함께 한국IBM와 삼성SDS가 참여중인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소속돼있다. 블록체인 기술로 해운업계는 관련 서류작성과 작업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문서 작업에 드는 비용은 선박 이동 비용의 두 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삼성SDS는 글로벌 물류 운영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온라인 물류 플랫폼 ‘첼로 스퀘어3.0’을 선보여 관련 사업을 가속화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S는 해당 기술로 올해 48만8000톤 항공화물과 100만피트 TEU급 선박을 운송할 것으로 보고있다.
SK㈜ C&C도 지난해 5월 국내외 선사들을 위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는 물류 데이터를 중앙 집중형 서버에 기록·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선주·육상 운송업자·화주 등 물류 관계자 모두가 개인간(P2P) 네트워크로 물류 정보를 전달받아 공유·관리하는 방식이다. 국내 육상에서는 SK텔레콤의 IoT 전용망인 로라망을 활용해 컨테이너 화물 위치 추적 및 관리 체제를 구현했으며, 해상에서는 해상 운송 중 상태 정보를 수집했다가 항구 도착시 정보를 일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같이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 기록, 검증·공유 방식을 바꾸는 돌파구가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5년 블록체인 관련 산업 규모는 17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