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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 ‘드루킹 사건’ 특검·국정조사 지혜롭게 풀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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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8. 04. 23. 18:35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이 더불어민주당원의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과 관련해 특검도입,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에 합의했다. 야 3당 지도부는 23일 국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특검·개헌·4월 국회 대책 등을 위한 공동입장’을 발표하고 특검이 수용되면 국회를 정상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여당인 민주당은 특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야 3당의 압박성 제안에 어떤 선택을 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야 3당의 공동 입장문은 “이번 대선 불법 여론조작 사건이 상식과 정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건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대선 불법 여론조작 사건의 진상규명, 분권과 협치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진정한 개헌, 산적한 국회 현안 해결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현재의 경찰과 검찰이 진실규명의 책무를 담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야 3당의 주장이다.

혼란스러운 드루킹 국면에서 야 3당 대표와 원내 대표가 다 모인 것은 처음으로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평화당은 여권에 우호적인데 한국당 등과 보조를 맞춰 민주당에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특검은 한국당 116석, 바른미래당 30석, 평화당 14석을 합치면 160석으로,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킬 요건도 충분히 된다. 다만 민주당이 반대하고, 여야 합의 없이 특검 법안이 처리된 적이 없어 실제 특검이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야 3당은 특검이 수용되면 국회 정상화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에는 개헌, 추경, 민생법안 등 큰 현안들이 쌓여있는데 이를 드루킹 사건과 연계시킨 것이다. 그러면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이번 주에는 최대한 정쟁을 자제하겠다는 긍정적 입장도 보였다. 특검 수용 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이를 조건으로 국회 정상화에 협조하고,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정쟁을 자제하겠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이제 공은 여당인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민주당으로서는 정치 구조상 특검과 국정조사를 선 듯 받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국회가 헛바퀴만 돌도록 방치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문재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정쟁 자제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런 것을 계산하면 민주당은 머리가 복잡할 것이다. 그럼에도 야 3당과 민주당은 드루킹 사건 해결, 국회정상화와 성공적인 남북회담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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