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주택 커뮤니티시설 과잉 적폐, 이대로 좋은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80403010002021

글자크기

닫기

권태욱 기자

승인 : 2018. 04. 04. 15:08

장용동 대기자1
장용동 대기자.
주택시장에 모처럼 평온이 찾아드는 모습이다. 매수세가 크게 위축되면서 거래가 줄고 재건축 오름세도 크게 둔화되는 분위기다. 이미 멍이들기 시작한 지방시장은 침체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5만가구를 넘어섰다. 한바탕 상승 바람을 탄 서울과 수도권 시장 역시 약보합세에 접어들고 있으나 3월이 지나면서 낙폭이 커지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정부의 규제와 압박이 효험(?)을 발휘, 안정세가 한동안 지속될게 분명하다. 하지만 기존과 신규 아파트간의 가격 차이가 새로운 투기 수요를 유발, 시장의 관심은 재고시장에서 신규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할 것이다. 기존 주택 역시 일부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계단식 상승을 위한 내적 숨고르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로또 청약’에서 보듯이 주택 가격을 시장 자율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누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주택 가격 상승의 한 축인 주택의 과소비와 커뮤니티의 과잉 시설 등을 철저히 가려 집값 견인에 막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기존 주택이 오르면 신규 주택 분양가가 오르고 이게 다시 기존 주택가격을 밀어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구조를 깨는 것은 화급한 일이다. 높은 우리의 주거비 수준을 더욱 상승시키는 요인이자 반복적으로 집값을 끌어올리는 시소 게임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분양된 재건축 아파트의 건축비를 보면 실로 엄청나다. 평당 400만~500만원대를 넘어서 수백만원대로 치솟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온갖 첨단 시설에 서비스라는 미명하에 실로 많은 커뮤니티 공간을 두고 있다. 물론 인공지능(AI)과 IT는 피할수 없는 대세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가구원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각자 역할을 맡아왔던 생활 서비스가 불가능, 자동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고 허울 좋은 첨단 시설이나 공간만을 제공하는 것은 옳지않다. 휴대전화 앱 등으로 TV를 켜고 가스를 잠그는 장치, 인공지능 부엌, 건강 침실 등 아직 실용화가 다소 어렵고 홍보 수준에 그치는 각종 시설 등이 무지기수로 아파트에 도입되고 있다.

이같은 첨단 시설비용은 공급가격에 포함되고 이는 추후 해당 주택 가격이 고가로 형성되는 원인이 됨은 물론이다. 아파트 고급화가 무분별하게 진행되면서 공공 임대아파트 수요자들까지 분양아파트 수준의 마감을 원하는 경우까지 생겨날 정도다. 필요이상으로 건설되는 서비스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피트니스센터, 영육아보육시설, 키즈 카페 등 최근들어 아파트단지마다 생활지원 공간이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식사를 제공하는 공용식당 공간까지 생겨나면서 공용면적이 필요 이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역시 주거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운영된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대부분 초기에만 반짝 운용될 뿐 대부분의 공간이 텅 빈 채로 남아 있다. 비용만 들인 과잉시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커뮤니티 활성화나 도시재생, 마을지원 등을 위해 건립되고 있는 각종 주민관련 시설도 이미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마을마다 정보화센터, 경로당, 마을회관 등 공용시설이 넘쳐난다. 건설만 열을 올린채 추후 관리나 운용은 전혀 검토가 되지않아 세금과 비용만을 축내는 허울좋은 커뮤니티 공간이 되고 있다. 도시재생이라는 명분아래 물리적 시설에만 몰두한 나머지 주민의 지속 참여가 가능한 살아있는 공간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십년된 공공임대 단지를 리모델링하면서 가장 핵심지역에 지역주민과 단지내 주민들, 활동이 부자유스런 노약자와 지역 거주 어린이가 한데 어울릴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재배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서로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일본 동경의 도시재생기구(UR) 사례는 좋은 본보기다.

공간과 시설이 어떻게 만들어져야하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해야할지를 철저히 고민하는게 중요하다. 필요이상의 고급 자재와 공간을 만들어 주택원가를 올리고 이게 다시 주변 주택가격에 반영되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 여기에는 정부의 합리적인 유도정책이 나와야 하지만 국민들 모두가 주거생활을 규모에 걸맞게 합리적으로 해나가려는 의식 개혁이 절대 필요하다. 겉치레와 과소비를 조장하고 필요이상으로 비용과 세금을 들이는 것이야말로 주택과 도시재생에서의 최우선 적폐가 아닐까.
권태욱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