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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세비 인상·비서관 증원 ‘찰떡궁합’…민생·시급 예산엔 ‘당리당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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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기자

승인 : 2017. 12. 0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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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예산안의 법정 시한 처리가 불발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가 정회되자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우리 국회가 의원 자신들의 세비를 올리고 보좌진을 늘리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이 일사천리 ‘찰떡궁합’을 보였다. 하지만 시급한 민생과 국가 경제·복지 예산들은 당리당략과 정치적 이해타산만 따지면서 법정시한을 넘겼다.

새 정부의 핵심 공약을 뒷받침할 ‘마중물’ 될 첫 예산들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줄줄이 발목이 잡히면서 국민적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이 밥그릇 챙길 때만 협치를 한다’는 국민적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화급한 민생 현안이 쌓여 있는데도 국민적 비판은 안중에도 없고 당리당략만 챙기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긴 여야 3당은 일단 3일 하루 동안 냉각기를 거쳐 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예산안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하지만 여야가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1호공약’인 공무원 증원의 경우 기존 정부안 1만2221명 가운데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만500명 이하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7000명 안팎, 8000~9000명 수준의 증원을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3조 원)은 1년 한시 제한을 명시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여당인 민주당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어 절충점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여당의 법인세와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여야는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여야는 지난 1일 의원 세비 중 일반 수당을 2.6% 올리는 데 전격 합의했다. 의원 세비가 1억 3796만원에서 1억 4000만원으로 오른다. 지난해 여야가 20대 국회 내내 세비 동결을 약속했지만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다.

여야는 지난달에는 의원 1인당 보좌진 수를 현행 7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법안도 찬성 151명, 반대 28명으로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추가로 해마다 67억 원 가량의 혈세가 더 투입된다. 여야가 민생 법안은 몇 주째 지지부진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상황과는 달리 해당 법안은 채 2주도 걸리지 않고 속전속결로 통과시켰다.

특히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짬짜미식’ 여야의 담합은 그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노선에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합의를 두고 ‘호남표’를 의식할 때만 ‘공조’한다는 비난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창남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정치학 박사)은 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국회의원들이 자기들의 이익과 관련된 법안은 은밀하게 통과시키고 어떻게 이럴 때만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는지 정말 우리나라 정치가 통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원장은 “문제는 잘못된 정치를 하고 있는 국회의원에 대해서 임기 중에 소환할 수 있도록 한 ‘국민소환제’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봉 세종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여야 정치권이 해마다 예산안 처리를 놓고 대치해 국민을 피곤하게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세금 낭비를 관리·감시하는 국민 의식이 높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석좌교수는 “국회의원 특권문제가 여전히 불거지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정치가 유럽이나 미국의 선진국처럼 민주주의로 가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이라며 “우리 정치는 민주주의 탈만 썼지 아직 내용적인 것은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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