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사진=나무엑터스 |
최근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고 있는 것은 '가짜 뉴스'다. 정치권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넘쳐나는 '가짜 뉴스'에 많은 이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아르곤'의 등장은 강렬했다. 가짜 뉴스 사이에서 '진짜'를 쫓는 이들을, 배우 김주혁과 천우희가 필두가 돼 완성했다.
지난달 종영된 tvN 드라마 '아르곤'(극본 전영신 주원규 신하은, 연출 이윤정)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열정적인 언론인들의 치열한 삶을 그려낸 드라마다. 마지막 회는 2.8%(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기준)이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8부작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이야기를 풀어내야 했지만, 장르물 특성상 빠른 전개가 이어져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진실을 전하는 탐사보도팀 아르곤은 팀장 김백진(김주혁)부터 계약직 기자 이연화(천우희)까지 한 곳을 바라보고 행동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줬다.
김주혁이 연기한 김백진은 '워커홀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내를 잃고 딸과 생활하는 그는 늘 바쁘다. 탐사보도팀 아르곤을 이끌어 가기 위해선 본인의 시간을 전부 투자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일할 때만큼은 자신만의 카리스마로 팀원들을 아우르는, 소식을 전할 땐 흔들림 없는 앵커의 모습을 완성했다.
"'아르곤'이 끝나고 나니 시원섭섭해요. 이젠 잠을 편히 잘 수 있으니 시원하면서도 나름 애정이 생겨 섭섭하더라고요. 8부작이었어도 역시 드라마는 힘들어요."
'아르곤' 마지막회에서는 미드타운의 진실을 캐던 중 자신의 실수를 발견한 김백진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진실을 밝혀낸 뒤 아르곤 팀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아르곤 팀원들은 김백진을 지키기 위해 애썼지만 김백진은 스스로의 실수를 인정했다.
"결말에 충분히 만족해요. 여운이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끝나고도 길게 여운이 남았다는 반응이 많았더라고요. 의도한대로 됐어요. 사실 너무 뻔해보이진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그래서 더욱 담담하게 나가자고 다짐했죠. 그게 잘 전달 됐어요. 어떤 의미를 크게 준 게 아니라 담담하게 팀을 나가고 싶었어요. 포기하고 나간 건 아니잖아요. 나름대로 백진의 다음을 기약하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책임감이 강했던 김백진은 팀을 지키기 위해 여러 희생을 했다. 김주혁은 "김백진과 나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지만 김주혁이 만든 김백진은 왠지 모르게 더욱 신뢰감을 줬다.
/사진=tvN |
"저는 리더십 있고 누구를 이끄는 성격이 아니에요. 그런데 '아르곤'을 하면서 팀원들을 어떻게 끌어나갈까 하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방법은 하나더라고요. 내가 잔소리 하는 것보다 내 스스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면 후배들은 따라올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김백진은 스스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것 같아요."
앵커 역할은 처음이었던 만큼 '아르곤' 촬영에 들어가기 전 김주혁은 열심히 뉴스를 챙겨보고 앵커들을 살폈다. 그러나 결론은 자신만의 앵커를 만들고자 한 것이었다.
"고민이 많았죠. 이 뉴스, 저 뉴스 다 찾아보고 앵커들 말투나 행동 등도 다 알아봤어요. 그러나 얻은 결론은 '내 멋대로 하자'였어요. 따라 해서 될 일이 아니더라고요. 내 스타일에서 나오는 게 더 중요했어요. 앵커는 소식을 전할 때 감정이 실려선 안 되고 누구보다 중립적으로 객관적으로 사실을 전해야 하잖아요. 배우라서 그런지 감정을 뺀다는 게 쉽진 않더라고요. 거기다 드라마이기 때문에 감정을 모두 빼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감정을 약간 넣고 사람들을 동요하게 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도 했죠. 저도 정답은 모르겠더라고요(웃음)."
'아르곤'을 본 시청자들은 김백진을 보고 JTBC의 앵커 손석희를 떠올리기도 했다. 김주혁은 이러한 반응에 손사래를 치며 "겨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는 대본에 쓰인 대로 인물을 연기하려 했어요. 누군가를 따라하면 더 이상하더라고요. '앵커 김백진'을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남아요. 사실 뉴스로 전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울컥하기도 했어요."
특히 김주혁은 같은 소속사이자 '아르곤'을 통해 드라마로는 처음 호흡을 맞췄던 천우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천우희와 호흡이 좋았어요. 저는 연기 잘하는 배우를 좋아해요. 잘하는 배우들의 공통점은 상대의 말을 듣고 눈을 보는 것이에요. 내 이야기를 안 들으면 아무리 좋은 배우여도 호흡이 맞춰지지 않아요. 그런 점에 있어 천우희는 말이 필요 없는 배우였어요. 딱 한 신만 해봐도 알아요. 그런 것을 바로 '케미스트리'라고 하죠."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하차한 뒤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있는 김주혁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 어떤 역할이 더 흥미롭기보단 작품이 재밌다면 재밌을 것 같다"고 밝혔다.
"'1박 2일'을 한 것에 대해 후회는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오히려 그 예능 프로그램이 제 연기에 도움을 줬어요. '구탱이형'도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별명이에요. '1박 2일'이 끝난 후 '다작한다'는 평이 많은데 그런 건 없어요.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하는 것뿐이에요. 새로운 걸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사진=나무엑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