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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571돌 한글날을 맞은 가운데 이 같은 인터넷 용어와 줄임말, 은어 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지고 있다. 무분별한 한글파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사회적 현상을 반영한 새로운 문화로 분석하기도 한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최모양(14)은 “친구들끼리 이런 말(신조어)을 쓰지 않으면 왕따를 당하는 기분이 들고 심지어 부모님, 선생님들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면서 “나도 모르게 은어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10대와 20대 사이에서 번져나가는 무분별한 은어 사용에 대해 한글파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일부 연령층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감과 격세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직장인 정모씨(29)는 “은어 및 신조어를 부정적으로 보진 않지만 비속어가 섞인 은어는 좋지 않다”며 “어느 세대든 그들만의 언어 도구가 있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10대들 사이에서 은어가 남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옥씨(48·여)는 “고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데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 구별을 못하고 인터넷 용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사회적 현상을 담아 그 시대에 적절한 언어로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라고 인정하는 의견도 힘을 받는다.
60대 김모씨 부부는 “10대들의 언어를 이해하기 어렵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측면도 있다”며 “은어와 신조어를 단순히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며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경기 화성시에 거주하는 최모씨(60)는 “신조어 등 은어를 단순히 비판하고 나무라는 것은 이른바 구시대적인 발상일 뿐”이라며 “시대 흐름과 사회적 현상에 맞춰 탄생하는 언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자신을 뒤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태호 경희대 휴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언어를 새롭게 만들고 쓰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세대 간 의사소통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언어를 허용하고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 공감할 수 있도록 언어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