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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 동안 초등학교 1학년 학생 학부모 143명을 대상으로 ‘한글 책임교육 실태’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설문에 응답한 전체 학부모의 81.8%(117명)는 “수학 등 다른 과목 교과서와 보충자료에 글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이 있어 한글 선행학습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앞서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을 발표하면서 초등학교에서 한글을 차근차근 배울 수 있도록, 기존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진행됐던 한글 선행교육 문제를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과 연계해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올해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하면서 초등 1~2학년 한글 교육 시간을 기존 27시간에서 60여시간으로 대폭 늘렸다.
또한 ‘아이들이 한글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학교에 입학한다’는 전제 아래 수학 등에서 ‘스토리텔링’ 비중을 크게 줄여 교과서에 한글이 많이 나오지 않도록 했다.
사걱세는 대다수 학부모들이 한글교육 선행학습이 필요하다고 답변한 데 대해 “이러한 수치는 현재 초등 1학년 교육과정 운영이 엄밀한 의미에서 한글 책임교육 정책이 성공할 수 없는 환경임을 보여준다”면서 “실제 초등 1학년 수학교과서를 보면 ‘왜냐하면 ∼하기 때문이다’와 같은 초등 3학년이 돼서야 배우는 문장들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걱세는 “이런 교과서라면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따라온 초등 1학년생은 수학 수업을 따라갈 수 없다”면서 “한글 책임교육 정책이 성공하려면 수학 등 다른 교육과정과의 연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응답자의 56.7%(81명)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 한글교육에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43.3%(62명)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한 ‘교사가 한글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친다’고 느낀 응답자는 61.5%(88명)로 과반수 이상이 답변했고 ‘그렇지 않다’고 느낀 응답자는 38.5%(55명)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글 학습이 더딘 학생에 대한 개별지도가 이뤄지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29.4%(42명)만이 ‘그렇다’고 답했 뿐, 절반 이상인 70.6%(101명)는 ‘개별지도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교사 지도에 불만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초등 1학년 1학기 때 알림장 쓰기와 받아쓰기, 일기쓰기 등 한글 쓰기 과제가 주어진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각각 전체 응답자의 58.7%(84명)와 71.3%(102명), 65.7%(94명)가 실시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이는 대다수의 학교가 한글 기초교육이 이뤄질 때까지 쓰기 관련 과제와 평가를 지양한 것으로 보인다고 사걱세는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초등학교 1학년 1학기에도 알림장 쓰기와 받아쓰기, 일기 쓰기를 실시했다는 응답자는 각각 41.3%(56명), 28.7%(41명), 34.3%(49명)로, 장학을 통한 학교 현장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사걱세는 봤다.
‘초등학교 입학 전 한글교육을 진행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67.8%(97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56.7%(55명)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정규수업을 통해 한글을 가르쳤다’고 답했다. 이를(56.7%) 전체 응답자 비율로 비교하면 전체 응답자의 38.5%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걱세는 “교육부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통해 진행했던 한글 선행교육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만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체계적인 한글교육이 이뤄져선 안 된다”면서 “초등 1학년 때 알림장 쓰기 등이 이뤄지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 한글 책임교육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